반일 기득권이 매국 망국 재촉하는데

사회디자인연구소 승인 2019.08.16 10:22 | 최종 수정 2019.08.16 16:28 의견 0

- 이영훈 측이 복원한 역사적 사실이 조정래나 정대협 등이 과장 왜곡한 역사보다 진실에 가까워
- 이승만 박정희 재평가하고 한미동맹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 식민지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 아냐
- 민족주의 서사는 친북, 반자본, 반재벌 등 문명 파괴적. 바로 <반일종족주의> 나온 시대적 배경

 
허어! 수십 번은 더 같이 독서토론을 한, 존경하는 이한상 교수께서 대단한 열정과 충정으로 책의 핵심을 요약하고 긴 서평을 하셨는데, 아무래도 큰 것을 놓친 것 같다. 먼저 밝혀둘 것은 반일종족주의는 지금 한국의 정신문화적 퇴행 현상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책 저자들은 반일종족주의를 망국병의 첫째 가는 정신병으로 규정한 느낌인데, 나는 여러 정신문화적 퇴행 현상의 하나라고 본다.

 이한상 교수는 이영훈 교수와 저자들이 실증주의를 활용하여 명명백백한 역사적 사실(만행)을 부인하는 사람들처럼 써놓았다(서평 7절~8절). 특히 이영훈 교수 등을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들’과 등치시킨 것은 지나치다. 오히려 이씨조선과 김씨 조선에 의해 자행되었거나 자행되고 있는 ‘홀로코스트 급의 만행’을, 이 책에 대해 극단적인 반감을 품은 무리(북한 등)들이 철저히 외면하거나 옹호하는 것이 진짜 큰 문제 아닌가?

◇ 이영훈 교수 측이 복원한 역사적 사실이, 조정래 작가와 정대협이 그려낸 너무 과장되고 왜곡된 역사적 사실 보다 훨씬 진실에 가깝지 않은가?

 솔직히 이영훈 교수 측이 복원한 역사적 사실이, 조정래 작가와 정대협 등이 그려낸 너무 과장되고 왜곡된 역사적 사실 보다 훨씬 진실에 가까운 것 아닌가? 정대협은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근로정신대와 종군위안부조차 구분하지 못하였다. 출범시 명칭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약칭 정대협)’이었다가 지금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으로 바뀌지 않았나? 두 단체 통합의 형식으로!
 
식민지 시대로부터 멀어질수록, 오히려 소수 전문가들의 농간에 의해 점점 더 왜곡되어가는 그 시대의 역사적 진실을 바로잡으려 한다면 이영훈 교수의 방법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책이야 당연히 이러저러한 결점이나맹점(인과관계 부실 등)이 있기 마련인데, 과연 그런 것을 부각시켜서 전체를 폄하하는 것이 맞는 태도인가? 그 누가 뭐라 해도 이 책은 한국인들의 오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통념이나 허구를 근거있게 깨뜨린 책 아닌가?
 
 
이한상 교수가 이 책과 저자들에게 보이는 반감의 핵심은 그가 글 4절에서 풀어낸 서사에 있다. 
 “조선은 못나서 망해도 싼 나라였고, 일제는 조선반도에 근대적 제도를 도입하고 기초자산을 설치했으며, 스스로 독립도 찾아 먹지 못한 이 나라는 일제의 제도적 기반과 자산 하에 자유주의자 이승만이 공산주의자들과 피 흘려 싸워 세운 것이고, 이승만의 건국과 미국의 협력과 지원,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 후 박정희의 산업화 및 이에 따른 경제적 성과가 이 나라의 뼈대다.”

 이어 저 서사의 데칼코마니인 민족주의자들의 서사도 풀어냈다.
“무르익어 가는 자생적 근대화를 앞두고 조선을 일제가 강제 병합해 민족의 자원과 정신을 철저히 수탈 유린했고, 해방후 미제국주의가 한반도를 냉전의 전초기지 삼기 위해 통일 국가를 방해하고 친미주의자 이승만을 내세워 반쪽 국가를 만들었으며, 친일, 친미 세력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의 독재에 부역했고, 지금은 이나라의 자칭 보수로 군림하며 재벌들과 함께 민중을 수탈하고 있다.”

 이 교수에게 두 서사가 다 맘에 들지 않듯이, 나 역시 그렇다. 그런데 책 저자(이들을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이라 하던가?)들의 서사는 이승만과 박정희를 좀 알아주고, 한미동맹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 정도가 실천적 결론이다. 식민지 시대로 돌아가자는 얘기가 전혀 아니다.
 
그런데 민족주의자들의 서사는 친북, 반자본, 반재벌이다. 일제 잔재 청산한다면서 일제가 도입한 선진문명을 다 쓸어낸 북한처럼, 대한민국이 이룩한 문명의 기초를 다 쓸어내겠다는 것이다. 사실 저 책의 서사가 나온 이유는 바로 민족주의자들의 도대체 말도 안되고, 너무나 문명 파괴적인 서사가 강성해서가 아닌가?

 몇 년전에 이영훈 교수가 이승만학당 교장 명함을 건네는 것을 보고, ‘아니 이게 뭥미?’했는데, 문정부 출범 이후 강성해진 시대착오적인 세력들의 준동을 보면서, 이승만의 가치를 점점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왼쪽으로 구부러진 물건을 펴기 위해 오른쪽으로 좀 구부리듯이, 너무 과소 평가된 이승만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이영훈 교수 등이 이승만을 칭송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박정희 시대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닌 내 기억으론 이승만을 좋게 얘기한 선생을 거의 보지 못하였다. 그리고 조선이 후진 나라였다는 것(사실)과 그래서 망해도 싸다는 것(가치 판단)은 다른 문제다. 일제 강점의 정당성(가치판단)도 다른 문제다.

 이한상 교수가 풀어낸 책의 서사가 과연 맞는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식민지근대화론자는 그 주창자(안병직? 이영훈?)들이 붙인 이름이 아니라, 그에 대해 극단적인 혐오감을 가진 사람들이 붙인 딱지다. 종북주사파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는 그들의 서사라는 것을 풀어쓸 때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식민지 시대는 이미 오래된 과거사니까, 자연 현상처럼 관찰하고, 그 교훈을 새기면 될 일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더 이상 식민지가 아니니까! 또 일본도 식민지 재 강점할 의사도 능력도 없으니까!

 그러나 조선 망국사는 다르다. 여전히 엄청나게 많은, 그것도 펄펄 살아있는 정신문화적 악성 유산을 남겼으니까, 철저히 파헤쳐 극복할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씨 조선과 (이씨조선과 사회주의의 야합으로 탄생한) 김씨 조선을 청산하는 것이 압도적으로 중요하다.
 
냉정하게 묻는다. 이영훈 등의 반일종족주의 책이 이 중차대한 과제 해결에 더 복무하나? 아니면 이 교수의 서평이 더 복무하나?
 
내가 볼 때, 한국 정치인과 지식인이 역사에 던지는 질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 아닐까 한다.

 첫째, 도대체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산업화의 기적과 반 쯤 성공한 민주화의 동력(철학, 가치, 정서, 제도, 정책, 리더십 등)과 한계와 행운(아마도 국제정치경제적 환경) 등이다.
 
19세기 말 근대문명 수용기(개화기)와 20세기 중반 대한민국 정부수립 시기의 상상을 초월한 열악하고 야만적인 초기(출발) 조건을 감안하면 솔직히 이건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세계 유수의 대기업도 기적이다. 이른바 개화기와 정부수립 시기와 경제개발 시기의 열악한 초기 조건을 알지 못하면, 선진국과 확연히 다른 재벌, 노조, 규제, 갑질, 재정구조, 복지제도, 교육제도, 사상의식 등을 알 수 없다.
 
둘째, 조선은 왜 망했나? 조선의 지독한 빈곤, 차별, 억압, 문약, 우물안 개구리 안목, 가치전도 현상을 낳은 그 정신과 체제는 어떠했나? 동시대 일본, 중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영국과는 어떻게 달랐나? 물질적 생산력과 국방력을 약화시키는 도덕철학(성리학)과 근본주의로 어떻게 518년을 갔나? 이는 왜 (청나라의 사실상 식민지로 있다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나를 묻는 것이고, 왜 자력 근대화에 실패했나 하는 질문과 연결된다.
 
셋째, 조선과 일본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인가? 사상, 체제, 리더십, 국제정치환경 등.
 
넷째, 처참한 내전, 학살, 분단, 전쟁을 초래한 내인과 외인은 무엇인가? 외인은 그런대로 연구되었지만, 내인은 정면 대면하기 힘든 불편한 사실이 너무 많아서인지 짐짓 외면하는 듯 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은 첫번 째 질문이다.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든 동력이 지금 어떻게 유지, 변질, 파괴되고 있나를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과 남한의 운명을 가른 요인에 대한 답이자, 한국보다 많이 앞섰던 라틴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인도, 동유럽과 한국의 운명을 가른 요인에 대한 답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는 족쇄와 우리의 앞 길을 막는 장벽이 무엇이냐를 묻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질문은 둘째, 셋째, 넷째 질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 시대가 답해야 할 이 준엄한 역사적 질문에 대해서 나름대로 치열하게 답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내가 아는 한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 학생회 애들은 이런 질문에 대해 고민을 0.0001도 안해 봤다. 그러니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든 동력과 지주들을 마구 때려 부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반일 소동도 그 일환이다. 반일이 매국이요, 망국이요, 기득권이라는 것이 내 소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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