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최저임금 사기치지 마라

김대호(사회디자인연구소장) 승인 2019.05.09 12:40 | 최종 수정 2019.07.19 14:23 의견 0
  • 엔-원 환율 계산하면 2018년에 한국 최저임금 일본 넘어서. 2019년 독일, 프랑스에 근접
  • 주휴수당·퇴직금 따지면 2019년 최저임금, 프랑스 독일·수준 도달. 연공임금 체계도 부담
  • 공무원 철밥통은 세금으로. 민간기업은 인력·노동시간 줄이고 그도 안되면 문 닫는 수밖에 
    [단독] “한국 최저임금 OECD 최고” 주장에…“평균 수준이 맞다” 반박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애쓰는, 아니 혹세무민하려고 기를 쓰는 한겨레신문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참 안쓰럽다. 기사의 요지는 한국 최저임금은 OECD 평균밖에 안된다는 얘기다. 근거가 OECD 통계와 독일WSI다. 유로화 표시 통계는 독일WSI에서 가져온 모양인데, 이건 나도 처음 본다.   OECD의 최저임금 통계만 가지고 얘기하자.궁금하신 분은 여기에 들어가 보시라.   https://stats.oecd.org/   OECD 최저임금 통계는 시간당 최저임금과 연간 최저임금을 2017년(최신) USD기준 무역환율과 PPP로 표시되어 있다.  
    한겨레와 노동사회연구소가 좋아하는 2017년(최신) USD 무역환율 기준 시간당 최저임금은 한국 5.7달러(6470원) 일본 7.6달러, 프랑스 11.0달러, 독일 10.0달러, 미국 7.3달러다. 2000년부터 2017년 사이에 한국은 2.48배, 일본은 1.28배, 프랑스는 1.22배 늘었다. 독일은 2015년에 처음 최저임금을 도입했으니 논외로 한다. 미국은 2000년에도 7.3달러, 2017년에도 7.3달러다(아마 기준이기 때문인 듯). 한국은 6470원 7530원 8350원으로 올렸다.   최저임금 왕창 올린 나라로 언급된 라트비아는 2.5달러, 리투아니아 2.5달러, 슬로바키아 2.1달러, 체코 2.8달러, 터키 2.8달러, 스페인 5.4달러다. 주휴수당이 없는 스페인이 우리와 비슷한 수준인데, 2000 2017년 1.17배 올렸다. 우리가 2.48배 올리는 동안에 그랬다. 물론 우리는 2018~2019년 불과 2년 동안 30% 가량을 더 올렸다.  
    < 해고는 살인이다기업들이 유사시 해고를 못하면 필요시 채용에 엄청 몸을 사리는 법이다. > 2017년(최신) USD 무역환율 기준 연간 최저임금을 보면, 한국은 1만4354.6달러(1622만6760원), 일본 1만5449.4달러(2016년 최신), 프랑스 2만172.2달러, 독일 2만257.0달러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이 격차가 현격하게 줄어든다. 연간 최저임금을 내는 공식은 시간당 최저임금×209시간×12개월이다. 이 209시간에 주휴수당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법정근로시간(주40시간) 효과도 있다.   자국 통화 기준 연간임금은 2018년이 최신인데, 한국은 1888만5240원(같은 기준으로 2019년 연간 최임은 2094만1800원(8350원×209시간×12개월)이고, 최저임금 1만 원이 되면 2508만 원이 된다. 아무튼 일본은 177만7360엔(2017년 최신, 855엔), 프랑스 1만7982유로, 독일 1만7976유로다.   엔-원 환율로 계산하면 2018년에 이미 한국은 일본을 넘어섰다. 2019년에는 독일, 프랑스에 근접했다. 최저임금 1만 원이 되면 독일, 프랑스도 훌쩍 뛰어넘을 것이다. 이 나라들은 국민소득이 한국 보다 20~30% 높은 나라들이다. 독일 WSI 통계는 모르겠다. 하지만 OECD국가가 공유하는 통계가 말해주는 최저임금 관련 사실은 이렇다.   자주하는 얘기지만 한국은 시간당 최저임금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연봉으로 따진 최저임금이 높은 것은 기준 노동시간(full time)이 길고, 주휴수당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실은 여기에 하나 더 있다. 바로 퇴직금 제도다. 주휴수당에서 20% 추가해야 하고, 퇴직금에서 8.33%(1/12) 더 얹어야 한다. 사실 연간임금 통계 낼 때는 8.33%를 추가해야 한다. 그러면 2019년 한국 최저임금은 이미 프랑스, 독일 수준에 도달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국은 직무급이 아니라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연공임금 체계이기 때문에(공공부문과 대기업은 거의) 신입 임금을 올리면 그 위가 자동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 가장 결정적인 충격은 최임 인상 속도일 것이다. 어쩌면 정리해고 징계해고 외에는 해고가 불가능한 지독한 고용 경직성이 더 큰 부담인지도 모른다.   세상에 주요한 제조업 강국들이 한번 쯤 겪은 자동차/조선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고는 살인이다’는 구호가 엄청난 공감의 박수를 받는 나라 봤나유사시 해고를 못하면 필요시 채용에 엄청 몸을 사리는 법이다.   공무원이야 오른 최저임금과 동반상승하는 임금과 철밥통을 세금으로 충당하면 되고, 공기업은 요금을 올리거나 적자로 충당하면 되지만, 민간기업은신규 인력 줄이거나, 기존 인력 줄이거나 노동시간 줄이거나 그도저도 안되면 문 닫는 수밖에 없다.   경제도 생산도 유통도 민생도 전혀 모르는 조선 양반들이 저 나름의 높은 이상을 추구하면서, 인구의 40%를 노비로 만들고, 농민과 상공업자를 홀대하여 지독하게 가난하고 폭압적인 나라를 만들었던 것처럼,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도 생산도 민생도 전혀 모르는 진보/민주/노동/공공 양반들의 철밥통-고임금-짧은 노동시간-느슨한 근무기강이라는 괴이한 이상을 쫓느라 80~90% 국민의 가랑이가 찢어지고, 청년과 미래세대는 기회와 희망의 죽음의 시대를 살게 되었다.   아참 OECD통계 인용하려면 OECD 평균 공무원/교사/공기업 직원 임금/연금/고용보장 수준과 한국의 그것을 좀 비교하면 어떨까 한다.   메시지를 반박하기 힘들면 메신저를 공격한다고, 기껏 한다는 얘기가 “한경연은 전경련의 산하기관이다”라니어이쿠!   6월항쟁이 낳은 가장 큰 자식이자, 한 때 정말 아끼던 한겨레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정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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