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무엇을 반성하고 행동할 것인가, 성찰과 모색을 위한 1차 토론회 (김대호 발제, 이준호 정리)

김대호(사회디자인연구소장) 승인 2013.02.02 15:00 의견 0

- 반 지성주의와 결별하라-

 
본 기사는 2013년 1월 23일 오후 2~4시 반에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민주당 성찰과 모색을 위한 1차 토론회 중에서 김대호 사회디자인 연구소 소장의 발언만을 사회디자인 연구소이준호 연구원이 정리한 것입니다.
  젊은 김대중, 말년의 노무현이 아쉽다     강기정 사회디자인연구소 김대호 소장님이 발표해 주시겠습니다. 민주당의 이번 대선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대호 제가 국회에서 발제자나 토론자로 많이 참석을 해봤는데 거의 예외 없이 인사말하고 나면 의원님들이 가시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오늘은 별로 안 가십니다(웃음) 이것만 보면 민주당이 혁신이 좀 된 것 같습니다. (웃음) 제 발제문 제목은 '젊은 김대중, 말년의 노무현이 아쉽다'입니다. 이 제목을 본 지인이 회고는 그만하라고 하던데 회고조는 아닙니다. 젊은 김대중 즉 1950년대60년대의 김대중과 말년의 노무현 즉 2007년도부터 2009년까지의 유연한 진보를 말하던 노무현을 예로 들어 현재의 진보의 앞길을 말하는 데 한가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민주당이 배출한 두 분의 대통령이고 민주당사에 항상 사진이 걸려있어요. 이 두 분은 이른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의식을 나름대로 잘 결합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김대중이 살았던 시기에는 진보는 남로당 계의 이념정책적 헤게모니 하에 있었죠. 남로당 계 입장에서 봤을 때는 김대중은 개념 없는 사람 내지는 기회주의자, 일탈자였을 겁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민당의 강한 관성들이 남아있었죠. 그런데 젊은 김대중은 남로당계의 이념정책적 헤게모니에 대해 반기를 들었고 한민당류의 구태와도 단절을 했죠. 그리고 이 시기는 크게 보면 진보의 이념정책적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였죠. 마찬가지로 노무현 시기도 그랬어요. 그때 역시 이념정책적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였죠. 그 부분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을 했다는 점에서 저는 이 두 분을 톱아 보면 여러 가지로 유용한 혁신 방안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제목을 달았습니다.   구름판이 달랐다 저는 이번 대선의 문제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근혜 후보하고 문재인 후보가 넓이뛰기를 같이 했는데 구름판이 달랐어요. 저쪽이 나무 구름판이라면은 문재인 후보는 구름판이 스프링 보드였죠. 실력이 같으면 당연히 구름판이 좋은 쪽이 유리하죠. 그런데 우리가 구름판을 제대로 활용을 못해 졌다고 생각합니다. 3.53% 포인트 1470만 표가 그렇게 작게 얻은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요. 또 하나의 문제는 기존의 민주당의행보가 2007년, 8년의 총선 대선 패배 이후에 성찰과 반성들을 나름대로 했고 방향을 잡았습니다. 지지층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는 판단으로 좌클릭했습니다. 그 것이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와 야권연대 입니다. 좌클릭으로 전략적 방향을 잡아서 충실하게 3~4년을 쭉 달려온 겁니다. 민주당의 강령정책들을 바꿨고, 한미 FTA에 대해서도 태도를 바꿨습니다. 그런 전략적 방향은 2007년, 2008년의 성찰과 반성에 입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졌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진보 좌파 후보가 없는 대선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요결선 투표가 없는 상황에서 말이죠. 저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박근혜 당선인의 독특한 이력으로 인한 탓이 컸죠. 선과 악, 정의와 불의, 도덕과 부도덕이라고 하는 프레임이 진보가 자주 쓰는 프레임인데 박근혜 후보는 여기에 너무나 적합한 후보였어요. 또한 20대 여성으로부터 박근혜 후보는 혐오감을 많이 얻었어요. 출구조사를 보면 20대 여성의 거의 70% 정도가 박근혜 후보를 지지 안 한 걸로 나옵니다. 수도권만 따지면 85~90%까지 될 지도 모릅니다. 그 이유는 20대 여성들의 고민인 시험문제, 스펙문제, 일자리 문제, 육아문제 같은 것으로부터 박근혜 후보는 어느 것 하나도 경험하지 못한 후보였기 때문이죠. 앞으로 이 정도로 20대 여성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후보도 나오기 힘들 겁니다. 또한 TV 토론회를 이렇게 못한 후보도 나오기 힘들 겁니다. 진보는 3.53% 즉 55만 표 정도만 더 얻어오는 이런 전략으로는 백전백패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 좌파 후보가 앞으로는 나올 것이고 선과 악, 정의와 불의, 도덕과 부도덕에 이렇게 적합한 후보가 다시 나오기도 힘들 테니까요. 55만 표가 아니라 500만 표를 더 가지고 올 수 있는 전략을 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대선이 심각한 것은 나름대로 2008년의 성찰과 반성에 입각해서 전략적 방향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게 왔고요. 다시 오기 힘든 야권 단일화를 이뤘고요. 어떤 점에서 굉장히 부실한 보수 후보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진보가) 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성찰 반성을 깊이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구 뒤쪽을 탐험하는 진보 지금까지 성찰과 반성은 질리도록 하지 않았습니까밥만 먹으면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는 의원 분들이 130명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안되었단 말이에요. 왜 그럴까요제가 어릴 적 꿈은 지구 뒤쪽을 탐험하는 탐험가였습니다. 당시는 지구본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지도만 보고 지구 뒤쪽이 따로 있는 줄 알았던 겁니다. 당시 아폴로 우주선이 달 뒷면에 착륙했다고 해서 지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지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헛똑똑이죠.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다름이 아니라 진보가 현재 한국현실을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는 헛똑똑이기 때문입니다. 성찰과 반성을 질리도록 하지만 좌클릭과 우클릭만 가지고 논쟁을 하지 않습니까개혁과 실용 논쟁도 있지요. 좌클릭은 개인과 가족에 대해서 국가사회 책임성을 높이고 시장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를 하자는 얘기가 중심입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를 한번 냉철하게 뜯어보죠. 한 쪽에서는 시장폭력이 횡행하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힘센 이익집단들이 과보호 상태로 있습니다. 제대로 된 개혁을 한다면 시장폭력이 강한 쪽에서는 폭력을 규제하는 좌파적 개혁이 필요한 것이고 과보호를 받는 쪽에서는 힘센 이익집단들이 가지고 있는 보호장벽들을 깨뜨리는 신자유주의적 우파적 개혁이 필요할 겁니다. 제대로 된 성찰을 하려면 좌파적, 우파적 개혁의 결합이 필요한 겁니다.그런 통찰이 없었던 거죠. 결국 과거나 지금이나 그런 통찰이 없이 좌클릭, 우클릭, 중도 같은 내용이 없는 공허한 논쟁에 그쳤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를 입체적으로 보는 통찰이 없으니까요.   성안 사람 성밖 사람 또 하나는 좌파적 개혁, 우파적 개혁 이전에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개혁이든 제대로 못하면 이전보다 못한 상황이 오지 않습니까기본적으로 책임, 신뢰,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이건 어떻게 보면 기본입니다. 좌파나 우파 개념과는 상관없는 기본인 거죠. 개혁을 하는데 있어서는 물론 좌파 우파 또는 진보 보수라는 축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책임, 신뢰, 안정감, 실력이라는 축도 있는 거죠. 이건 어찌 보면 기본인데 2007년 당시나 현재나 머릿속에 잘 들어와있지 않은 것 같아요. 50대 60대가 과거 40대 50대였을 때인 노무현 정부 당시 진보 보수 지지율이 비등했는데 이번에는 민주당에 등을 돌렸을까요심지어 60대는 민주당에 강한 혐오감까지 표출했을까요그건 실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첫째 지금까지 민주당의 행보가 한국 사회를 제대로 모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월 소득 200만원 이하 서민들이 등을 돌린 것입니다. 누구는 이것을 조중동의 마법에 의한 계급 배반투표라고 하는데 오히려 그것은 청년들이 했습니다. 50대, 60대는 세상물정을 알고 꼼꼼히 따져서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쪽을 선택한 것이거든요. 굉장히 합리적이었던 거죠. 반면 청년들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공약집의 세부사항을 보면 고용 노동 정책 중에 공공부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린다고 합니다. 박근혜 당선인도 마찬가지였어요. 또한 정리해고 법적요건을 강화해서 정리해고를 줄인다고 했습니다. 이것 역시 박근혜 당선인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한번 생각해보죠. 정리해고 법적 요건만으로는 한국만큼 강한 나라가 없습니다. 한국은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의 경우 회사 바깥으로 나가면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해고는 살인이란 단말마가 들려옵니다. 반면 그보다 10배쯤 많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그런 얘기를 안 해요. 정리해고 법적 요건도 강하지만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정서. 철학,이해관계들 때문에 한국에서 정리해고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리해고 법적 요건을 더 강화하겠다고 그랬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과 대책이죠. 정리해고 법적 요건을 아무리 강화한다고 해도 이미 거덜이 난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은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근무하는 중소기업의 경우는 그런 부분에 대책도 없습니다. 한국 사회의 고용불안 문제는 진보가 많이 말하는 자본의 탐욕문제라기 보다 부실한 기업들이 너무 많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 부분에 관련해서는 그 어떤 대책도 없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는 어떤가요얼마 전 인천에서 환경미화원을 뽑는데 지원자의 80%가 대졸자였습니다. 환경미화원인데도 하겠다는 겁니다.그만큼 한국에서는 공공부문이 특권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공공부문의 비 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려서 솔선수범하면 민간이 따라온다현실을 모르는 발상입니다. 현재의 진보가 내세우는 철학, 가치, 정책은 나름대로 먹고 살만하고 보호장벽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과, 일부 공공부문들을 대변하고 있는데 그 인구는 경제활동 인구 기준으로 절대 20%를 넘을 수 없습니다. 15세 이상 인구로 하면 10%밖에 안됩니다. 이 사람들의 이해와 요구를 철저하게 대변하고 있어요. 50대 이상 대부분은 여기에 속하지가 않죠. 저는 이것을 성안과 성밖 사람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보는 철저하게 성안 사람의 이해관계만을 반영하는데 50대 이상은 대부분 성밖 사람입니다. 그 사람들이 왜 민주당을 지지하겠습니까경제활동인구 기준 20%가 성안 사람, 80%가 성밖 사람입니다. 지금 한국의 진보나 보수나 공히 20% 성안 사람의 이해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물질적 이해관계로 보면 별 차이 없어요. 진보나 보수나 머리 속에 20% 성안 사람 사람들을 지키고 있는 굳건한 성벽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이 없어요. 문제의식도 없을 뿐더러 정치집단의 책임, 신뢰, 실력의 개념도 상실되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진보 쪽에서 개혁을 하게 된다면 약한 사람들은 더 힘들어집니다. 성 밖 사람 80%는 더 힘들어지는 거죠. 그런데 왜 젊은 사람들은 진보를 더 압도적으로 지지했을까요한국은 젊은 사람에게 기회와 희망이 없는 땅입니다. 어쨌든 한국의 주류기득권은 보수죠. 그래서 그를 대표하는 정치세력은 싫어. 이렇게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정책을 꼼꼼히 뜯어보았다면 제 생각에 진보를 지지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보수가 80% 성밖 사람의 이해, 요구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으니까요. 혁신하려면 우선 한국사회에 대해 종합적, 입체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실력을 키우고 20% 성밖 사람만이 아닌 80% 성밖 사람들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인식이 없다면 저의 어린 시절과 같이 지구 뒤쪽을 탐험하겠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공허한 논쟁,노력만을 할 것이니 혁신에 대한 어떠한 노력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런 노력들은 성밖 사람들 80%에 반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이상입니다.   계파의 문제 강기정 이번 대선패배로 소위 친노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그것과 아울러 계파에 대해 비판을 넘어 비난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계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대호 계파와 비교되는 건 의견그룹 또는 정파죠. 계파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인간의 자연스러운 관계들입니다. 의견그룹이나 정파는 그 안에 간절히 추구하는 가치가 있는 거지요. 계파만 있고 의견그룹, 정파가 없는 건 간절히 추구하는 가치, 정책을 중심으로 모인 집단, 행동이 없다는 얘기죠. 저는 계파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계파가 시대에 뒤진 거라고 가정하죠.바람직한 방향이 의견그룹, 정파이고 그러기 위해 시대에 뒤진 부분을 억지로 누른다고 해보죠. 그래서 만나도 음성적으로 만나고 계파가 없는 듯이 행동하자고 할 테죠. 이런 방식은 아니지 않습니까그것보다는 국민들이 미치도록 가려워하는 지점을 제대로 긁어주기 위해 연구하고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법안화하려는 그룹을 만들면 되는 거죠.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기초연금, 국민연금, 공무원 연금 같은 것을 개혁하려면 기득권의 엄청난 반발이 있을 겁니다. 또한 고용 유연안정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용보험과 비졍규직, 공공부분을 건드려야 하니 반발도 심하고 사회적 파급도 클 겁니다. 이런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바꾸려고 하다 보면 소위 공평파가 생길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 것에 대한 문제의식은 공평이란 가치에서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또한 한국 사회 계층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교육, 선거 사다리 같은 것을 많이 만들자고 하면 소위 사다리파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이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왜 계파가 생겨날까요그건 당권, 공천권 때문입니다. 그것이 생사를 가르죠. 이건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지금 소선거구제, 단순다득표제와 결선투표없는 대통령제가 결합하면 양당구도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뒤베르제의 법칙을 통해 많이 알려졌습니다.양당구도가 몇 백 년 된 지역주의와 결합하면 특정지역에서 독점적인 브랜드가 형성되죠. 그 지역에서 특정정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으면 살고 못 받으면 죽는 구조입니다. 제도적 차원에서 이런 특정지역의 독점 구조를 깨는 선거제도를 도입하면 완화되겠죠. 제도 도입을 해서 기존의 철학, 가치, 노선이 분명한 계파들이 발전해서 정당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새누리당이 두세 개로 쪼개지고 이쪽이 두세 개로 쪼개지고 그러면 생산적 경쟁체제 가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제도의 벽을 굳건히 닫아 걸은 빗장을 푸는 것이 결선투표제와 중대선거구제, 정당명부제 같은 것들이 아니겠습니까너무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해서 이제는 상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계파문제를 해소하는 지엽적인 문제가 아닌 그것을 뛰어넘어 건전한 계파, 건전한 정당을 만드는 키이지요. 이것도 만약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다른 방안도 있죠. 국회의원이 되지 않고도 공적가치를 실현하면서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주는 겁니다. 잠깐 농담 한마디 하겠습니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국회의원은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라고 그럽니다. 국회의원 배지를 떼는 순간 공적가치를 실현하면서 먹고 사는 것이 한국에서는 그만큼 불가능하다는 소리입니다. 공천에서 탈락한다는 건 비행기에서 낙하산 없이 지상으로 떠미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사활을 걸고 투쟁하는 거죠. 낙하산이 있다면 뛰어내려도 되겠죠. 국회의원이 되면 공적가치를 실현하면서 여러 가지 특권을 다 누리고 살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 국회는 어떻게 보면 그런 의미에서 시베리아 땅 한 가운데에 세워져 있는 온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배지를 떼는 순간 알몸으로 시베리아 바깥으로 내몰려야 되는 겁니다. 영원히 온실 안에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시베리아 바깥으로 나가더라도 살 수 있게 해주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예를 들어 입법자문만 해도 그렇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입법자문을 하고 금전적인 대가를 받으면 변호사법에 의거하여 알선수재 혐의로 바로 감옥살이를 해야 합니다. 그런 부분만 풀어주어도 훨씬 나아지거든요. 로비스트 법 같은 것이 그 대안이 될 수 있겠죠. 결선투표제, 다당제 같은 제도 개혁이 힘들다면 그런 것이라도 고민해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니페스토 그리고 계파와 관련하여 지도체제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 많은 정치평론가를 비롯해 언론, 시민단체들이 국가경영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서 후보에게 요구를 해요. 지방자치 단체의 수장도 매니페스토를 내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2008년부터 그렇게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권 싸움할 때는 당 개혁의 비전과 전략을 요구하지 않아요. 좀 이상한 거 아닙니까대선에서는 국가경영의 비전, 전략, 공약집, TV 토론 수 차례를 거칩니다. 그런데 왜 당 개혁에 대해서는 그런 방식을 취하지 않죠간단한 문제잖아요. 민주당 무엇을 반성하고 행동할 것인가, 성찰과 모색을 위한 1차 토론회가 오늘 토론 주제인데요. 이런 토론회를 통해서 당 개혁의 과제가 나올 수가 있습니다. 의견그룹, 정파, 민주정책연구원, 평당원의 권리와 의무, 공천개혁 등등 많은 과제가 나왔습니다. 그럼 이것에 대하여 당 개혁의 비전과 전략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이것에 대해 토론을 하면 됩니다. 더 나아가서 이것이 당략을 좌우하면 더 좋겠죠. 대통령, 광역단체장 심지어 기초자치단체장한테까지 요구하는 매니페스토를 민주당 당권 주자에게 요구할 수 있잖아요전당대회 때 충분히 도입할 수 있지요. 조금 더 이 부분에 대해서 상세하게 말씀 드린다면 이렇습니다. 이렇게 하더라도 문제는 분명 있어요. 현실적으로 현직의원들은 공천권에만 관심이 있어요. 지방의원도 마찬가지이죠. 그리고 명목상으로만 회비만 내고 가입되어 있는 당원, 대의원들은 관심이 없을 겁니다. 그 분들에게 당 개혁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라는 것은 사실 무리지요. 그럼 배심원단을 생각해 볼 수가 있지요. 500인, 1000인, 300인 정도의 민주당에 애정과 관심이 크지만 공천권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로 선정해서 그 사람들이 판단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너무 큰 권한을 주면 불공정 시비가 생길 수가 있죠. 그럼 권리를 적정수준으로 맞추어주면 됩니다. 의견(점수)만 제시하게 한다던지 아니면 10%, 5%만 반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양화가 악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들이 마련된다면 민주당의 개혁도 훨씬 빨라질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아예 런닝 메이트로 당권 후보와 정책위 의장, 민주 정책연구원장 같이 중요한 직책들을 런닝 메이트로 묶어 당 개혁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매니페스토를 내놓게 하고 그걸 토대로 전당대회를 하면 훨씬 재미도 있고 개혁도 빨라지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반지성주의와의 결별 강기정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무리 발언 부탁드립니다.   김대호 저는 한국사회의 진보나 보수 또는 정치집단의 지적 수준을 대단히 떨어뜨리는 개념이 몇 개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게 친노라는 개념, 종북, 신자유주의, 빨갱이라는 개념입니다. 고무줄이잖아요. 개념 규정이 안 되는 겁니다. 자꾸 친노패권주의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그게 정말 밑도 끝도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도부가 실패에 대한 책임은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친노패권주의같은 고무줄 같은 개념을 가지고 휘두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거꾸로 그런 사람들은 반노 패권주의 마인드가 셀 겁니다. 정치판에서 친노, 종북, 신자유주의, 빨갱이같은 고무줄 같은 개념을 쓸어내는 게 정치개혁의 첫 번째가 아닌가 싶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운동권적 철학, 가치, 정서, 반지성주의들과 결별해야 합니다. 80년대부터 내려오는 것이 여성, 장애인, 청년, 노동자, 농민들의 권리와 이익을 확장하고 사수하는 게 진보고 개혁이라는 생각이 그런 것들이죠. 15세 이상 4천만 명, 경제활동인구 2500만 명. 노동자 1700만 명, 처지 조건이 천차만별인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와 요구들, 노동이 타고 있는 기업들, 기업이 움직이고 있는 시장,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글로벌.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연구와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4.11 총선 패인 중에 하나가 당시 한명숙 대표께서 여성정치인들을 배출하는 게 진보고 개혁이라는 생각에서 기존 공천 원칙들을 흐트러뜨리지 않았습니까그 아래 내부공심위원이라든지 이러저러한 유력자들이 나름대로 자기 가치, 이익을 추구하면서 엉망이 된 것 아닙니까전체를 보지 않고, 원칙을 보지 않고 자기가 믿는 가치를 절대화하는 경향이 운동권적인 경향 아닙니까대선 캠프 열어놨더니 자기가 신봉하는 가치를 후보의 입을 통해 발언시키려고 오만 가지 작당질 한 것 아닙니까그 가치를 후보가 받았으면 성공했다 자위하는 거죠. 그런데 아니잖아요. 국가 경영의 비전, 전략, 정책은 개별 이익집단이나 가치집단들이 신봉하는 가치를 단순히 모아놓은 게 아니잖아요. 전체 속에서 그걸 전부 재배치해야 되고 재조정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운동권적인 철학, 가치와 결별하지 않으면 제가 보기에 진보는 집권할 수도 없고 집권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또 하나는 반 지성주의인데요. 여기 오성용 교수님께서도 5년의 성찰, 반성 말씀하시잖아요. 지금도 성찰, 반성한다고 그러는데 아주 익숙한 모습이거든요. 그런데 안 됐어요. 과거 사람들은 다 거짓말쟁이이고 자기만 진정성이 있는가 하면 그건 아니잖아요.나름대로 노력했는데 안됐어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말년은 별로 안 좋았지만 나름대로 국가를 제대로 경영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심지어 이명박도 그랬어요. 그런데 뭔가 잘 안됐어요. 바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치열하게 물어야 될 것 아닙니까양극화나 일자리나 지속가능성 문제 이런 핵심현안에 대해서 누구나 문제라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왜 치열하게 묻지 않고 전임자들에 한 것에 대해 엄밀하게 평가하지 않습니까이런 것들이 반지성주의입니다. 자기만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지요. 과거의 경험이나 노력들을 무시하고 처박아 버립니다. 그래서 항상 맨 땅에서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만 합니다. 이런 반지성주의적 풍토가 있으면 백년하청 아니겠습니까그런 운동권적인 철학, 가치와 반 지성주의적 기풍을 확실하게 척결하지 않는 이상 과연 진보에 미래가 있을지 걱정입니다.     - 토론의 전부를 보고 싶으신 분은 사회디자인 연구소 공식 유투브 계정(http://www.youtube.com/SocialDesignKorea)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동영상 주소는http://youtu.be/WOEK9DUKE5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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