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설계도가 훌륭한 건축물을 만든다.

김대호(사회디자인연구소장) 승인 2014.06.27 08:49 의견 0

-인수위의 성공을 방해하는 것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캠프 및 인수위와 대통령 선거캠프 및 인수위는 너무나 다르다. 정책 역량 측면에서, 인수위 보고서의 무게감(정치 사회적 파장) 측면에서, 언론의 관심 측면에서, 당선자가 향후 배분 가능한 외부 인사용 자리 등에서 확연히 다르다.   사실 한국에서는 역대 대통령 선거조차도 정책이 핵심 쟁점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하물며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게다가 대통령 자리는 한 자리지만, 선출직 지자체장 자리는 233개이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 장 선거와 동시에 진행되는 교육감, 교육의원,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라고 해서 정책과 선거 캠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지자체장 선거캠프와 인수위는 구조적으로 유능한 인적(정책) 역량이 태부족 일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지자체장 선거는 정책이 핵심 쟁점이 아닌 경우가 많다 보니, 후보들은 대체로 좋은 정책을 개발하는데 자원을 별로 투입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약(정책) 자체가 지극히 부실하거나,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이 수두룩하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수위 과정에서 상대후보의 공약을 마구 차용하고, 새로운 정책 제안을 받는 등의 방식으로 정책과 사업을 급조해도 준비되지 않은 지자체장이라고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뒤늦게라도 좋은 정책과 사업을 잘 만들어 실행하면 오히려 칭송 받을 것이다.   지자체 인수위의 내실있는 운영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은 선거캠프 시절보다 훨씬 줄어든 여론의 관심이다.   선거전이 한창일 때는 언론이 유권자의 선택권을 돕기 위해서 각 후보별 선거 공약을 주요하게 취급한다. 하지만 인수위 단계에서는 (대통령직 인수위가 아닌 한) 별로 관심이 없다.인수위 자체를 구성하지 않아도, 인수위 보고서를 지극히 부실하게 만들어도, 선거 공약 및 인수위 보고서 내용과 실제 사업 계획이 많이 달라도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여론은 별로 없다. 내실있는 인수위의 최대의 적은 현저하게 줄어든 관심인 것이다.   사실 선거 공약의 구속력 및 무게감에 비해 인수위 보고서에 실린 정책과 사업의 그것은 많이 떨어진다. 당연히 인수위 보고서는 유권자들과의 공개적인 약속이 아니기에 홈페이지에 공개한 곳이 별로 없다. 언론도, 지자체장(집행부)도 인수위 보고서에 별로 관심을 쏟지 않는다. 당선자가 임명할 수 있는 정무직이 극히 제한된다는 점과 인수위 활동에 대한 예산상 뒷받침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도 인수위의 내실화를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다. 대체로 당선자들은 당선 이후에는 지자체의 현황(현실)과 공약(정책) 및 사업을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려고 한다. 하지만 당선 사례와 승리 이후 밀어 닥치는 나른함 등으로 인해 명품 행정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지자체의 다양하고도 생소한 업무를 파악하는 일도, 자신의 철학, 가치, 정책 기조를 사업계획에 반영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용케 반영했다 하더라도 예산의 한계-인수위 과정에서 가용 예산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와 지방의회의 심의를 거치면서 온전히 살려낼 수 있는 자신의 고유 사업이 얼마나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자체장의 정치생명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은 전임자의 사업을 그대로 계승하거나, 직업공무원들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려도 지자체는 굴러간다는 사실이다.   다시말해 훌륭한 지자체장이 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사람과 선거전의 의미를 완전히 퇴색시켜 버리고, 직업공무원들이 올린 결재서류에 도장만 찍고 공무원들이 잡은 일정을 쫓아다니며 그냥 자리를 즐기는 단체장의 차이가 단기간에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선거전의 의미가 수장의 이름 교체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황을 언론과 시민들이 눈치채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인수위는 불과 20일 동안 선거캠프, 전문가, 여론과 공무원의 지식과 지혜를 집약하는 과정이기에 운용 방식에 따라 그 성과(퍼포먼스)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이 기간은 지자체 집행부의 유전자가 결정되는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생명은 배아 단계에서는 비슷하다. 물고기나 고양이나 유인원이나 사람이나 대충 비슷하다.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그 형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선거캠프나 인수위에서 4년간의 지자체 경영의 밑그림을 제대로 그려두지 않으면 전임자와 직업 공무원들이 깔아놓은 레일을 달려갈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선거전의 의미가 퇴색되고, 끝내 자신의 정치생명도 4년 시한부가 될 수밖에 없다.     * 본 기사는 2011년 1월 31일 희망제작소와 사회디자인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연구자료”지방정부 인수위원회”의 일부로 성공적인 인수위를 꾸려나가기 위해 조심해야 될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2014년 대한민국 6회 지방선거에 당선되신 초재선 기초단체장 분들께 도움이 되는 자료라고 생각하여 일부를 소개합니다. 전문은 '지방정부 인수위원회'를 클릭하시면 다운받아 보실 수가 있습니다.   *대문사진출처: http://blog.daum.net/paulsong/14576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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