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랑스와 독일은 퍼주고 놀고도 왜 안 망할까?(2) (정대영)

김대호(사회디자인연구소장) 승인 2013.05.09 18:22 의견 0

-벨기에와 독일편-

  - 1장 1편에서 계속    
  1. 강한 리더쉽과 세계 대표 기업없이 잘 사는 벨기에
    벨기에는 프랑스, 독일과 비슷하게 잘 사는 선진국이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나라가 아니다.인구가 1,000만 정도로 작은 나라인데다 내세울 만한 특별한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벨기에에는 우리 귀에 익숙한 세계적 대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없다. 벨기에에서 한국의 삼성과 같은 기업은 오래된 화학회사인 솔베이(Solvay)인데 아는 사람이 드문 것 같다. 독일, 프랑스뿐 아니라 이웃인 네덜란드만 해도 필립스(전자), ING(금융), KLM(항공), 하이네켄(맥주) 등과 함께 세계를 주도하는 화훼산업이 있다.   벨기에는 영국과 같이 왕이 있는 입헌군주제 국가이다. 그러나 네덜란드어를 쓰는 사람(Flamish)와 불어를 쓰는 사람(Walloon)간의 갈등으로 내각이 수시로 바뀌고 때에 따라서는 내각 자체를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국정을 책임지는 수상과 장관들이 없는 상황이 몇 개월씩 계속된 적도 있는 데도 경제는 그럭 저럭 잘 돌아간다. 벨기에는 한국사람 기준으로 보면 프랑스보다 더 여러 번 망했어야 하는 나라다. 복지혜택과 휴가는 많지, 정치불안으로 일사분란한 정책추진도 어렵지, 전자, 자동차, 조선과 같은 국민경제의 먹거리도 없지, 삼성, 현대와 같은 세계를 주도하는 기업도 없지, 무엇으로 나라경제가 발전하는지 신기할 정도다. 축구로 치면 좋은 감독(정치 리더쉽)도 없고 스타 선수(기업)도 없는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벨기에는 지정학적으로 유럽강대국에 둘러 쌓여 있는 데다 산악국가인 스위스와 달리 평야지대가 많아 외세의 침범이 많았다. 중립국의 지위도 유지하기 어려웠다. 프랑스, 네덜란드,독일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유럽에서 한 때 힘을 썼던 나라는 거의 모두 벨기에를 지배하거나 점령하였었다. 현재는 문화적으로 프랑스, 경제적으로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이러한 벨기에가 어떻게 해서 복지국가로서 선진국으로 잘 살아가는지 궁금하다. 잘 사는 나라 옆에 있다고,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다고, 자원이 많다고, 과거 식민지가 많았었다고 저절로 잘 사는 것은 아니다. 풍부한 관광자원, 광대한 식민지 경영, 오랜 역사 등을 갖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미국 옆에 있는 멕시코가 선진국이 되지 못하는 것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벨기에의 국가경쟁력에 대한 정확한 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누군가 제대로 된 연구가 필요한 과제다. 우선 간단하게나마 벨기에에 살면서 느꼈던 벨기에의 장점이랄까 특징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벨기에는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강대국간의 상호 견제과정에서 EU(European Union),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CCC(Customs Cooperation Council) 등 여러 국제기구를 유치할 수 있었다. 국제기구의 유치는 생산, 고용 유발효과와 함께 국가의 안전성과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국제기구 유치에는 국제정치의 역학관계 이외에도 다른 나라로부터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 저렴한 부동산가격 등이 장점이 되었다.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의 부동산가격은 런던, 파리는 물론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어 있는 독일의 도시들보다 싸다.또한 철도, 자동차 등을 이용하여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으로부터의 접근이 편리하다.벨기에의 고속도로는 요금이 없을 뿐 아니라 밤에 전 구간에 가로등이 켜 있어 야간 운전이 편하다. 사실 확인이 잘 안되지만 하늘에서 볼 때 인간이 만든 것 중에서 낮에는 중국의 만리장성이, 밤에는 벨기에의 고속도로가 최고의 장관이라는 말이 있다.   둘째는 프랑스, 독일에 비해 사람들이 친절하고 외국 문화에 개방적이어서 외국인이 편하고 쉽게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국가에 대한 정체성이 적고 많은 외세침략에 따른 적응과정에서 나온 외형적인 면일 수 있지만 외국인 입장에서 벨기에는 살기에 편하다. 필자가 살아본 프랑스, 벨기에, 독일중에서 벨기에가 가장 살기 좋았다. 프랑스인의 강한 자존심,독일인의 완고함은 외국인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벨기에는 눈에 확 띄는 관광자원도 별로 없다. 한국 사람들이 유럽 관광중 벨기에는 자지 않고 반나절 정도 스쳐가는 곳이다. EU본부가 있는 국제도시인 브뤼셀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전쟁의 피해가 컸던 데다 도시계획에 실패하여 구시가지의 역사적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부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있다.   어쩌면 부자연스러움이 이 도시를 파리처럼 기억에 오래 남게 하지는 않지만 외국인에게 편하게 해주기도 한다. 특히 서울의 무질서한 개발에 익숙했던 나에게는 브뤼셀이 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벨기에는 음식이 다양하면서 싸고 좋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의 식당음식에 대한 유럽 사람들의 재미있는 평가가 있다. “프랑스는 맛이 있지만 비싸고 양이 적다.”“독일은 싸고 양이 많지만 맛이 없다.”“벨기에는 맛있고 양도 많고 값도 적정하다.” 세 나라를 살아본 결과 아주 정확한 표현이다. 브뤼셀은 외국인이 적당한 가격으로 맛있는 세계 여러나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셋째, 벨기에가 일등보다 이등을 중요시하고 관심도 더 많이 갖는 것이다. 벨기에 중앙은행 직원에게 들은 이야기로써 일등은 수익과 명예가 크겠지만 일등이 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비용과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또 노력한다고 다 일등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등을 하면 좋겠지만 일등 바로 뒤에서 시행착오와 비용을 줄이는 이등도 괜찮고 현실적으로 들인 비용에 비해서 수익도 더 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벨기에 같은 작은 나라가 어떤 분야에서 계속 일등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일등을 추구하다 보면 1~2개 기업이 국가경제를 좌우하게 되어 그 기업이 잘못되었을 때 오히려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2011년 이후 삼성전자가 큰 돈을 벌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도 벨기에의 이등전략과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된다. 스마트폰의 새로운 장을 연 애플의 아이폰을 빠르게 뒤쫓아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많은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유명산업은 다이아몬드 가공, 쵸콜릿, 맥주, 당구공, 카페트 등 조그만 것들이다.그리고 나라가 작고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다보니 벨기에가 원조임에도 잘못 알려진 것도 있다.우리가 프렌치 프라이라고 부르는 감자튀김은 원조가 프랑스가 아니고 벨기에이다. 아마 우리가 조금만 잘못했으면 원조가 일본으로 바뀌었을지도 모르는 김치를 생각나게 한다. 또 맥주의 경우도 독일보다 역사가 오래됐고 종류도 다양하다. 또한 1인당 소비량도 많은데 독일 맥주는 유명하고 벨기에 맥주는 한국에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벨기에는 이렇게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선진국이 되어 잘 살고 있다. 그러나 남북간(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권간) 대립과 갈등이 심해져 국가가 분리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벨기에의 남북 갈등은 먼 미래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통일후와 관련하여 생각하게 하는 점이 있다. 벨기에는 1836년 네덜란드로부터 남부 불어권 지역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독립하였고, 독립 이후에도 불어권 사람이 정치·경제적으로 주도하였다. 남부 불어권 지역은 독일의 루르공업지대와 자르공업지대 사이에 위치하여 철강, 화학산업 중심지였고 1970년대 중반까지 벨기에 경제의 원동력이었다. 도로망 등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 사회보장제도 구축 등도 이 지역의 경제적 번영을 기초로 하였다. 1980년대 들어 남부지역의 철강, 화학산업은 유럽의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경쟁력을 잃고 사양산업화되었다.   반면 북쪽 네덜란드어지역은 전통산업인 농업, 다이아몬드 가공, 섬유(레이스, 카페트) 등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외국인투자의 적극 유치로 전자, 물류산업 등이 번창하여 경제적으로 남부를 압도하게 되었다. 1990년 중반이후 북부지역 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남부지역 사람들의 실업급여 등 사회보장제도를 지탱해 주고 있다. 북부 네덜란드어권 사람들은 인구가 많았음에도 과거 2등 국민으로 차별을 받았던 기억 등으로 게으른 남쪽 사람들에 대한 계속적인 지원보다는 자신들끼리 잘 사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남쪽 사람들은 독립과 국가의 기초 수립에 기여한 공에도 불구하고 경제상황이 일시적으로 나빠 수모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이러한 양쪽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중립지대인 브뤼셀 주민과 국왕의 노력 등으로 한 국가형태는 현재까지 어렵게 유지하고 있다. 갈등이 길어지면 북부(네덜란드어권), 남부(불어권),브뤼셀(공영어권)로 국가가 3등분 될 수도 있다. 그래도 벨기에 경제는 그럭 저럭 발전해 나갈 것 같다. 벨기에는 경제가 무엇으로 발전하고 국민이 어떻게 행복하게 사느냐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나라이다.        
  1. 독일은 숨겨논 비밀병기가 있어야 한다.
    한국 사람은 일반적으로 독일과 독일 사람에 대해 근면성, 철저함, 정확성, 조직력, 장인정신,절약정신 등 많은 긍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독일에서 살다보면 일부는 맞지만 많은 부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독일이 무엇 때문에 잘 살고, 잘 사는 정도를 넘어 선진국중 제조업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고 또 농촌까지 잘 사는 제대로 된 선진국이 된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경우가 많다.   독일에 나온 우리 기업 지사장이나 주재원과 모여 독일 경제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독일에는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제1차 세계대전때의U보트나 제2차 세계대전때의 로케트와 같이 눈에 안띄게 숨겨놓은 비밀병기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여기 저기 문제가 많은 독일이 잘 살 수 없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나눈 적이 있다.   우리의 일반적 통념과는 다른 독일인의 실상을 드려다 보자.   첫째는 독일인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근면하지 않다는 것이다. 독일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OECD통계에 따르면 2010년 1,419시간으로 미국(1,778시간), 일본(1,733시간),영국(1,647시간)보다 크게 짧다. 더욱이 우리가 놀기만 좋아하는 인상을 갖고 있는 프랑스1,554시간보다 오히려 짧다. 독일의 노동시간은 OECD국가중 가장 긴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한국(2,193시간)과는 비교가 안돼 노동시간이 짧아야 제대로 된 선진국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또 독일인도 다른 나라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하기 싫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독일은 연간 4주간의 유급휴가 이외에도 아픈 경우 의사진단서만 있으면 얼마든지 병가를 쓸 수 있다. 독일인들은 대부분 집근처에 주치의를 두고 있어 감기 몸살, 과음 등 몸이 조금만 불편하면 쉽게 병가를 쓸 수 있다. 병가가 너무 많이 늘어 기업하기 어렵다는 불평이 커지게 되자 몇 년전 의료보험에 포함되어 무료로 발급되던 병가용 의사진단서를 의료보험대상에서 제외하여 유료화하였다. 진단서 발급비용을 너무 비싸게 받으면 반발이 클 테니깐 5유로(7,500원)로 책정하였다. 진단서 유료화 조치로 단기 병가건수가 거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한다. 건강을 꼼꼼히 챙기는 독일인들이 7,500원이 아까워 병가내는 것을 포기하고 출근하였다는 것은 얼마나 가벼운 증상에도 병가를 썼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둘째, 독일인의 철저함, 정확성도 예전에는 어쨌는지 몰라도 최근에는 많이 퇴색했다. 필자가 느끼기에는 독일 고속철도 ICE(Inter City Express)가 우리나라 KTX보다 정시운행을 못하는 것 같다. 5~10분 연착은 다반사고 문제가 생기면 몇 시간씩 늦는다. 3년 반 동안 직접 경험한 것만으로 3~4시간 연착한 적이 두 번 있다. 한 번은 정비 불량 때문이고 한 번은 악천후 때문이다. 30분 정도의 연착은 꽤 여러 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주 황당한 사례도 있었다. 2008년 여름에 한국에서 온 친구가 베를린에서 기차로 프랑크푸르트에 저녁 8시에 도착하여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기차 도착시간 조금 전에 기차가 사고로 조금 늦을 것이라고 전화가 왔다.이후 계속 늦어져 자세한 통화결과 프랑크푸르트 몇 십Km전에서 심한 바람으로 나무가 선로 위로 넘어진 사고로 기차가 정차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 같으면 1~2시간이면 복구될 사고 같은데 계속 복구가 안돼 기차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 새벽 1시쯤 도착했다. 그것도 원래 도착 예정역인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이 아닌 프랑크푸르트 변두리 지역의 조그만 역에다 사람들을 내려 놓았다.우여곡절 끝에 친구를 만난 것은 과장을 하면 거의 동틀 때였다. 이는 독일의 조직력,위기관리능력도 그리 뛰어나지 않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분명 독일인도 일하기보다는 놀기를 훨씬 더 좋아한다.   셋째는 독일 같지 않은 어설프고 이상한 일이 꽤 있다는 것이다. 먼저, 은행 인터넷 뱅킹의 경우 실시간 자금이체가 안되고 다음 날 자금이체가 이루어진다. 이유를 물어보면 사고예방 등 거래의 안전성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신용카드 거래를 보면 그런 것 같지 않고 시스템이 낙후된 것 같다.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인터넷 쇼핑몰이나 항공사 홈페이지 등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신용카드 번호, 유효기간, 카드 뒷면의 세 자리 숫자(CVC)만 요구한다. 한국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ISP나 안심클릭과 같은 보안장치가 없다. 신용카드를 잃어버리거나 인터넷 쇼핑몰 업체에서 정보를 유출하면 카드 소지자가 큰 피해를 보고 실제 이런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 사무실에서 같이 근무하는 독일 여직원이 인터넷으로 물건 구입 후 카드정보가 유출되어 몇 천 유로가 계좌에서 빠져나간 적이 있었다. 경찰에 신고하고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후 불법 사용된 카드대금을 어렵게 회수하였다.   그리고 전화나 인터넷의 경우 신청 후 1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설치해준다. 집에 와서 설치하는 데도 보통 반나절 이상 걸리고 한 번 방문 후 잘 설치되어 문제없이 쓸 수 있으면 매우 운이 좋다고 생각해야 한다. 신청 후 1개월씩 기다리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전에 살던 사람이 잘 쓰던 전화선과 인터넷선이 있는 데도 그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또 완벽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는 한국 주재원들이 독일에 와 정착하면서 처음 부딪히는 문제로 모두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신용카드 거래나 전화 설치는 우리가 생각했던 독일과는 거리가 멀다.   독일 또는 독일인은 통념과 다른 이러한 문제가 있지만 많은 장점도 갖고 있다. 독일에 살면서 독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정직하고 거짓말을 적게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정직성은 선진국의 공통점이고 필수 요건처럼 보인다. 미국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을 닉슨 대통령이 탄핵을 받은 것도 불법도청 자체보다는 이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도 지퍼게이트() 사건 때에도 부적절한 관계 등 여러 가지에 대한 표현을 사용하여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이에 비해 한국은 대통령, 국회의원, 기업총수, 관료, 학자 등 사회지도층의 거짓말이 일반화되어 있다. 거짓말로 순간을 모면하는 것이 사회지도층의 당면한 권리처럼 되어 있다. 뒤에 거짓말한 것이 밝혀져도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오히려 거짓말하지 않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이 정직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또 다른 독일인의 장점은 규칙을 잘 지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규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규칙을 자신만이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남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충고나 신고를 한다. 이러한 분위기가 규칙을 더 잘 지키게 하고 있지만 사회를 답답하게 하는 면도 있다.이외의 장점으로 절약정신, 환경에 대한 관심, 청결문화, 장인정신 등도 돋보인다.   독일에 살면서 독일 중앙은행과 투자은행 직원, 경제학자, 기업인을 많이 만나 물어보고, 한국 주재원들과도 토론해 봤지만 비밀병기와 같은 특별한 무엇을 찾지 못했다. 수출주력 품목도 자동차와 관련 부품, 기계와 장비, 화학제품 등 전통적인 굴뚝산업 제품이다. 항공 우주,첨단정보통신 제품과 같은 다른 나라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제품은 많지 않다. 그러면 숨겨논 비밀병기는 없단 말인가철저한 독일 사람이니까 꽁꽁 잘 숨겨놨을지 모르겠지만 조금 덜 철저해 보이는 프랑스, 벨기에에서라도 비슷한 무엇인가 찾을 수 있어야 했다. 프랑스와 벨기에가 경쟁력은 독일에 비해 조금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국민생활의 질은 비슷하거나 음식이나 문화까지 감안한다면 오히려 높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많이 놀고, 많이 퍼주고도 오랫동안 선진국의 지위를 누려온 것은 세 나라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의 숨겨논 비밀병기는 무엇일까이를 찾을 수 있다면 실업, 노후, 교육 등의 불안 속에서 죽기 살기로 일해야만 하는 우리나라 많은 사람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계속     - 송현경제연구소장 정대영- (성함이나 사진을 클릭하시면 송현경제연구소 싸이트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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