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후보, 조합장으로 뽑지 말자!

최양부(농협바로세우기연대회의 상임대표) 승인 2015.02.11 14:34 의견 0

-5가지 부류의 뽑지 말아야 할 나쁜 조합장 후보들-

  3.11 농협조합장선거일이 이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몇몇 지인들에게 선거분위기를 물어봤다. 한결같은 대답은 이번 선거는 이변이 없는 한 현직조합장이 대부분 당선되는 ‘하나마나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현직 조합장 가운데서 떨어지는 조합장이 생긴다면 그 는 아마도 재직 시 크게 부정을 저질렀거나 사고를 친 조합장일 것이라고 했다.
나쁜 선거법, 현직 조합장만 유리
3.11선거는 마치 경사가 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축구시합처럼 일방적으로 현직 조합장에게 절대 유리한 선거다. 이번 선거는 1989년 조합장 직선제 선거가 실시된 이후 지난 25년의 농협선거역사에서 최악의 불공정한 선거가 될 전망이다. 그래서 위헌적 요소가 있는 비민주적 선거악법인 ‘위탁선거법’을 앞세워 검·경과 선거관리위원회, 농협이 합동으로 조합장 후보자들을 감시하고 있으니 사실상 관이 현직조합장을 후원하는 ‘관권선거’나 다를 바 없다는 말도 들린다. 여기에 조합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상당수의 ‘무자격조합원’을 포함하고 있는 조합원명부를 그대로 선거인명부로 사용할 경우 3.11선거는 원천적인 부정선거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농협과 농림축산식품부, 선관위 등이 이번 선거를 바르게 관리하지 않을 경우 선거불복과 당선무효소송 등 ‘선거 후폭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더욱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것은 이렇게 나쁜 선거법을 가지고 선거를 치러야만 한다는 잘못된 현실이다. 선관위도 위탁선거법이 선거권자인 조합원의 알권리를 박탈한 매우 잘못된 것 인줄 알면서도 법이 이렇게 돼 있으니 지키는 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한다. 차라리 ‘선거거부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악법도 법’이기 때문에 법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화가 나게 한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선택은 오는 3.11선거에서 ‘못 참겠다. 이번에는 갈아보자’는 마음으로 조합원 농업인들이 나서 투표를 통해 인적쇄신을 하는 선거혁명을 일으키는 길밖에 없다. 돈 장사에 빠진 임직원 중심의 농협을 조합원 중심으로 개혁할 ‘농협바로세우기’에 대한 확고한 생각과 의지를 가진 후보자를 새로운 조합장으로 뽑는 일이다. 그러나 후보자들 가운데 누가 농업인 조합원의 입장에 서서 농협을 개혁할 참신한 후보자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농협운영의 비민주적 폐쇄성 때문에 현조합장을 비롯한 현직 대의원, 이사, 감사 들을 제외하고는 조합원들과 대화와 소통하는 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누가 조합을 이끌어나갈 지도자 감인지 의견을 나눠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누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 상황에서 누가 좋은 조합장 후보인지를 판단하기란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임직원 출신, 돈 뿌리는 인물 안돼 이런 상황에서는 현직을 포함한 조합장 후보들 가운데서 좋은 조합장 후보를 찾기보다는 차라리 ‘뽑지 말아야 할 나쁜 조합장 후보들’을 가려내는 것이 보다 용이하고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그동안 제시된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해 볼 때 이번 '3.11선거에서 조합장으로 뽑아서는 안 될 나쁜 조합장 후보들'은 대체로 다음의 5가지 부류가 아닐까 생각한다.
첫 번째로 뽑지 말아야 할 나쁜 조합장 후보는 이미 조합장직을 3선 이상 지낸 다선의 경력을 가진 후보들이다. 3선을 했다면 이미 12년을 한 셈이다. 또 더 바라는 것은 오만이고 욕심이다. 대통령도 단임 5년이고, 중앙회장 임기도 이제 단임 5년이다. 조합장직도 2선(8년) 이상 하지 못하게 돼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3선 이상을 지낸 조합장들을 모두 물갈이하는 선거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3선 이상의 다선 조합장들은 명예롭게 스스로 물러나 새로운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야 조합이 새로워지고 발전한다.
두 번째로 뽑지 말아야 할 나쁜 조합장 후보는 임직원 출신 후보들이다. 평생을 조합에서 직원으로 일해 온 사람들은 뼈 속까지 임직원 편이다. 임직원 출신들은 그동안 조합원 농업인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조합원을 상대로 수익 장사를 하면서 임직원들의 고액 연봉이나 복리후생을 챙기는 일에 앞장서 온 사람들이다. 농협을 임직원 위주로 만든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조합원을 대표하는 조합장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은 조합원을 속이는 부도덕한 일이다. 그러나 조합퇴직 후 최소한 2~3년 이상 조합원으로서 성실하게 농사일을 해오면서 자신의 과거를 성찰하고 진정으로 농업인의 편에 서겠다는 임직원이라면 재고해 볼만하다.
세 번째로 뽑지 말아야 할 나쁜 조합장 후보는 조합원 농업인이 절실히 원하는 유통판매사업은 뒷전이고 신용사업, 마트사업 등 조합원을 상대로 수익사업에 앞장섰거나 그렇게 할 것 같은 후보들이다. 개방시대 농협은 농산물의 계획생산을 지도하고 생산된 농산물을 전량 책임지고 처리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혀 잘 파는 생산, 가공, 유통판매사업을 잘 하는 것이다. 농협은 요즘 말하는 농업의 6차산업화의 중심주체가 돼야 한다. 그동안 이런 판매 사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잘 할 것 같지 않은 후보는 뽑지 말아야 한다.
판매사업 못하는 후보 걸러내야
네 번째로 뽑지 말아야 할 나쁜 조합장 후보는 정치 지향성이 강한 후보들이다. 평소 조합원으로서 농사일은 뒷전이고 조합원 환심을 사서 조합장직을 자신의 정치적 출세기반으로 이용하려는 소위 지방 유지나 재력가, 실력자 등 정치꾼 조합장 후보는 뽑지 말아야 한다. 조합은 정치하는 곳이 아니라 사업을 하는 경제사업체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돈 뿌리는 후보는 누가 됐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무조건 뽑지 말아야 한다. 조합장직을 돈으로 사려는 후보는 가장 나쁜 조합장 후보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6당3낙’이라며 조합장이 되려면 6억 원 이상은 써야 한다니 참으로 한심한 선거다.
이제는 조합원들이 나서 나쁜 조합장 후보들을 조합장으로 뽑지 않는 선거혁명을 일으킬 때다. 그래서 이번 선거가 나쁜 조합장들을 퇴출시키는 농협바로세우기의 새로운 역사적 시발점이 되게 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은 우리 조합원의 용기 있는 선택과 결단에 달려있다.-끝-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농업마당 2694호(2015.2.6)에 실린 글을 저자의 허락을 얻어 게재 합니다.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4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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