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문화재단인가?

socialdesignkorea 승인 2014.02.12 11:13 의견 0

-즐거운 혁명을 위한 문화놀이터-

  왜 문화재단인가   지역 문화에 대해 관심 가지고 활동하는 세력들은 꽤 있어요. 문화원진흥법을 근거로 설립되어 있는 전국문화원 연합회도 있지요. 문화원은 정부가 문화정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하기 전부터 지역에서 문화와 관련된 많은 일들을 해왔어요. 또한 대부분 지역의 유지들이 문화원장을 겸하면서 재원 문제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지요. 과거에는 분명 그랬어요. 하지만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시기에는 힘든 측면이 분명 있어요. 전문성도 떨어지고 또한 연령대들이 높으시다 보니 사고가 제한된 부분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조직이 필요한 건데요. 그렇다고 관조직 중심으로 갈 것이냐이제는 정부에 의지만 하던 시혜성 사업에서 탈피해야지요. 제가 계속 강조하듯이 현재는 생활예술의 시대거든요. 등산을 한다거나 할 때는 직접 자신이 번 돈으로 해결하지 누구한테 도움을 요청하거나 정부에게 지원금을 바라지는 않잖아요그런데 유독 문화예술과 관련해서는 정부에 자금지원 해달라고 손을 벌려요. 이상한 풍토이지 않습니까물론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전세계에서 많이 운용은 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기금 의존 예술가와 기금 의존 예술활동만 증가하는 폐해가 생겨나고 있어요. 전세계적으로 그래요. 그래서 요새는 직접지원에서 간접지원으로 가는 추세에요. 예를 들어 아티스트 레지던스 사업이 그런 거에요. 예술가들한테 직접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창작환경을 만들어놓고 들어오라는 거죠. 들어와서 작품 몇 개 만들어놓고 나가라는 겁니다. 그래야지 자생력도 생기고 기금 의존성에서 탈피하겠죠.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쉽지가 않죠. 이것도 다 표거든요. 그래서 저는 문화재단을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문화예술과에서 직접 하는 방식이 아니라 문화재단을 통해 문화전문가들을 활용해 문화정책을 만드는 거죠.       문화놀이터     문화재단을 맨 먼저 만든 것은 이인제 당시 경기도지사였어요. 1997년도에 대선을 위한 포석으로 1000억을 들여서 경기문화재단을 만들었어요. 현재는 광역 17개, 기초 44개가 있어요. 기초지자체가 256개인 것을 생각하면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하죠. 문화재단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편차는 있겠지만 제대로 된 사람을 영입해서 운영하는 곳은 확실히 변하는 것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제가 직접 경험하기도 했고요. 2014년부터는 아마 더 많이 변할 거에요. 예전에 지자체에는 지역문화과가 있었는데 현재는 해외와 연관되어 민족사업이 결부되면서 지역민족문화과로 이름을 바꾸었어요. 그것이 한국지역문화지원협의회를 통해 연결이 되어 있어요. 그 한국지역문화지원협의회는 문화예술진흥법 제 36조 협의체의 구성에 설립근거가 명기되어 있어요. 이 단체를 통해서 많은 국비사업들이 시작이 되겠지요. 그런데 결국 그런 사업들은 어디로 가겠어요재단이 있는 곳이 아무래도 유리하겠죠. 지역의 예술가들과 협력해서 문화재단을 만드는 것을 다음 지자체장을 준비하신다면 미리 고민을 하셔야 되는 겁니다. 그 모델은 일본의 공민관이 될 수 있을 거에요. 건물은 우리나라 문예회관과 비슷해요. 다만 우리는 그것을 공짜로 빌려주는 반면 일본 같은 경우 어떤 조직체나 동아리가 조직이 되어 공민관에 도움을 요청하면 강사 소개부터 공간까지 저렴한 비용을 해줘요. 국가가 무조건 공짜로 제공하지는 않아요. 우리나라의 경우 시민회관을 모델로 문예회관 현재는 아트센터까지 왔는데요. 아트센터가 과거 단순한 공연장 개념이 아닌 향유자 중심으로 예술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생활예술의 거점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단순히 예술교육뿐만이 아니에요. 체육교육도 같은 개념입니다. 그렇게 되면 지역예술가들의 역할도 더욱 커지겠죠. 아마추어 예술동아리들을 양성하고 가르치는 과정 속에서 지역 예술가들이 지역사회와 같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도 커질 테니까요. 그것을 위해서 지나치게 큰 시설은 필요 없어요. 지자체 규모에 비해서 지나치게 큰 시설 가지고 있으면 뭐하겠어요관리가 안 되는데요. 성남, 고양, 의정부 같은 곳은 아트센터 관리에만 매년 수십억씩 들어가요. 개발 수요가 끝나면 과연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요우리가 필요한 건 적당한 규모의 전문성과 적당한 규모의 시설을 가진 주민들의 문화놀이터에요. 설계부터 그런 생각들이 반영되어야겠지요.     독립성과 공공성     그럼 운영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그냥 내버려두면 문화원 조직 같은 곳에서 관리하고 싶어해요. 그 분들의 기존에 해오던 역할은 물론 엄청나시지만 전문성이 솔직히 떨어져요. 또한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어내시는 데 있어서는 아무래도 활력이 떨어지고요. 문화원의 고유역할이 따로 있을 거에요. 문화재단의 이사장은 대부분 자치단체장분들께서 해요. 공공재원이 들어가니까요. 독립성과 공공성의 문제인데요.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면 분명 독립성은 필요해요. 마포문화재단 같은 경우 연극배우 손숙 씨가 이사장이었어요. 재단이사장이 구청장인 경우 대표이사가 어떤 사안에 대해 결제를 하더라도 결제가 완료되었다고 공무원들은 생각을 안 하거든요. 구청장이 결제를 해야지 끝나는 거지요. 그런데 저희 같은 경우 손숙 씨가 비상임이사장이시고 제가 상임이사이니까 제가 결제를 하면 거기서 끝난 거에요. 훨씬 효율적이고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되니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기 아주 좋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독립성만 강조하기는 힘들어요. 실제로 전주문화재단 같은 곳에서는 횡령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요. 결국 필요악으로 초기에는 공무원이 파견을 나와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공공의 회계경험들이 민간에서는 전무하거든요. 대신 파견할 때는 제대로 된 공무원을 파견해야 됩니다. 조직 특성상 파견직원은 우수한 직원이 아닌 직원을 많이 파견하거든요. 하지만 우수한 직원 파견 보내고 싶겠어요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겠죠. 그렇다고 꼭 정답이 있는 건 아닙니다. 지역 사회의 특성과 지자체장의 의지, 민간자원의 수준 등에 따라 그 방식은 달라질 수 있겠죠.   인적자원   이미 인적자원은 충분하다고 보여요. 지역활동가들도 많고요. 또한 최근 많이 생긴 문화예술대학원에서도 훌륭한 젊은 친구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런 대학원들이 상당히 큰 역할을 또 하거든요. 우리나라 영화가 90년대 후반부터 부흥기가 시작되었던 이유도 마찬가지였어요. 영화진흥공사에서 영화진흥위원회로 바뀐 것도 큰 이유이지만 서울대의 얄라성 영화연구회를 비롯해서 아마추어 영화 연구 동아리가 많이 생겼었어요. 당시 프랑스 문화원에서 영화를 보던 친구들이 성장해서 현재 영화정책의 핵심이 된 거잖아요(편집자 주: 영화아카데미는 1984년 생겼다. 현재 영화아카데미의 경우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했지만 당시 영화아카데미는 포트폴리오 제출도 없었고 영화전공자들보다는 영화비전공자들이 훨씬 더 많았다. 이념대립이 완화되면서 거대 이념 대립이 사라지고 사회를 해석하는 수단에 갈망하던 대학생들은 영화를 사회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수단의 하나로 인식하였고 그것이 아마추어 영화연구 즉 씨네필이라는 문화로써 대학가에 퍼졌고 이것은 향후 한국 영화계에 있어서 큰 힘이 된다. 최초 월간 영화평론지인 키노 역시 이런 흐름에 따라 1995년 창간되기도 하였다. 영화를 비전공하고 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 주요 감독으로는 봉준호, 임상수, 박찬욱 등이 있다. 프랑스 문화원의 영향을 받은 영화 관계자들로는 정지영 감독, 정성일 키노 초대 편집장 겸 평론가, 안성기, 양윤모 평론가, 유지나 평론가, 배창호 등 셀 수가 없다. 검열이 존재했던 1970~80년대 프랑스 문화원은 유일한 해방구였고 그 자양분은 한국 영화 르네상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된다.) 예술경영대학원 등이 아직까지는 커리큘럼이나 여러가지 부분에서 문제가 많지만 앞으로 그런 곳을 통해 배출되는 인력들이 우리나라 미래 문화정책의 뼈대가 될 거라고 봐요.     즐거운 혁명     21세기는 정말 예상 밖의 일들이 매일 일어나는 시대에요. 이외수 씨 한 분의 이주로 화천이라는 도시가 살아나기도 하는 시대입니다. 그러기 위한 도시마케팅, 브랜드 마케팅의 기반이 바로 문화예술이지요. 문화예술을 정말 장식품이 아닌 진심으로 주민들 삶의 일부로 만들려는 노력들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또한 그것이 어떻게 보면 다른 도시들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할 것 같고요. 하지만 그러려면 지자체장이 되시려는 분들이나 현재 지자체장인 분들부터 문화예술을 즐기려는 노력들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연극도 보시고 전시회도 가보시고 영화도 많이 보시고요. 자신이 즐겁지 않으면 혁명이 아니거든요. 자신부터 즐겁고 아낄 줄 알아야 되요. 본인이 즐겁고 신나야 그게 정책에도 반영이 되고 의지로 표현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애정이 없이는 그냥 말로만 끝날 수가 있어요. 또한 지자체장뿐만이 아닌 21세기 정치 지도자라면 반드시 문화적 소양을 기본 덕목으로써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21세기는 문화예술의 시대, 생활예술의 시대니까요. 지금까지 들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박수)   <끝> * 본 기사는 2013년 12월 19일 늦은 7시~9시까지 희망자치연대와 사회디자인 연구소 주최로 생각공방 온빛터(마포대로 186-7)에서 열린 제 4차 희망자치정책포럼(지방자치 문화정책 어디쯤 있는가)에서 열린 김보성 마포문화재단 대표 이사님의 강연 일부를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수정, 보완하는 과정 속에서 원문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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