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정치 청산없이 경제·민생 회복은 없다.

-문제는 도덕적 허물이 아니라, 외교안보와 경제민생을 파괴하는 시대착오적 철학과 가치-

김대호 승인 2024.02.04 08:47 | 최종 수정 2024.02.04 08:49 의견 0

운동권정치 청산 주장이 사방에서 들끓는다. 하지만, 본질과 핵심을 꿰지 못하고 있다. 운동권정치가 저지른 죄악의 깃털에 불과한 도덕적 허물 들추기에 머물고 있다. 현재 청산의 선봉장인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운동권정치의 허물로, ‘민주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행태와 ‘수십년 전의 일(민주화운동 공적)만 갖고 평생 대대손손 전 국민을 상대로 전관예우를 받으려 하는’ 행태를 주요하게 거론했다. 지난 12월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는 ‘운동권 특권정치’와 ‘운동권 특권세력’이라는 말을 합쳐서 7번이나 사용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운동권정치 청산을 부르짖는 사람은 한위원장 외에도 많은데, 이들이 주로 거론하는 허물은 특권, 오만·독선, 무례, 위선, 타락, 변질, 부패, 고인물(국회의원 자리 장기 독점), 그리고 숨기고 있는 과거 주사파 전력(前歷) 등이다. 물론 비판받아 마땅한 허물이다. 그런데 이는 총선 때마다 항상 나오는, 과거사 혹은 도덕성 시비요, 본질은 인물교체론이다. ‘나는 새롭고 깨끗한 사람, 쟤는 낡고 더러운 사람’ 이라는 상투적 주장의 변주곡으로 울림이 크지 않다. 물론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에, 특권·변질·타락·부패할 기회 자체를 가져 본 적이 없는 젊은 정치인이 앞장서면 될 것이다. 운동권정치 청산의 핵심 이유는 시대착오적 철학과 정책으로 경제·민생을 망쳐왔다는 사실이다. 저성장, 취업난, 고비용, 저출산, 불평등·양극화, 노동시장의 불공정과 이중구조(직장의 계급화, 노조의 귀족화, 공공의 양반화), 산업 인재의 양적 감소와 질적 저하 등 대한민국의 총체적 쇠락·퇴행·소멸 위기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이는 개명된 운동권과 정책전문가들이 나서야 할 일이다.


운동권정치가 밀어붙인 대표적인 정책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다. 최저임금 폭등-공공부문 폭증-고용의 경직화·철밥통화-주 52시간제와 경직된 근로시간 운영-친노조(노조원 늘리기와 노조에 대한 견제 장치 제거)등이다.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힘든 산업(건설업 등)의 기업 경영은 물론 소유조차 교도소 담장 위를 걸어가는 위험천만한 일로 만든 중대재해처벌법도 빼놓을 수 없다. 탈원전을 통한 원전생태계 고사도 빼놓으면 서러워할 것이다. 이 시대착오적 정책들의 근저에 흐르는 철학·가치는 무엇일까? 생산성과 임금, 위험과 이익, 비용과 편익, 부담과 혜택, 노동권과 재산권 등 가치 간 조화와 균형 개념의 부재다. 단지 임금, 이익, 편익, 혜택, 보호 등을 늘리는 것을 진보요 개혁이요 정의라고 생각한다. 노조는 약자의 권익 쟁취에 사용하는 무기가 아니라, 생산성에 비해 월등한 권익을 누려온 강자가 더 많은 권익을 쟁취하는 무기로 된 지 오래인데, 노조에 대한 견제장치를 제거하고, 노란봉투법 등으로 무기를 늘려주려 하니 결과가 어떻겠는가? 노조는 주주 몫, 협력업체 몫, 비정규직 몫, 미래투자 재원 등을 빨아가면서 능력있는 기업들의 국내투자와 고용 의지을 고사시킨다. 사회적 표준, 즉 통념상 정상(正常)으로 인정되는 수준을 한참 높여 놓고, 승자 기득권(정규직 고용보호 등)을 공고하게하니, 패자 부활전=승자 재신임전이 사라졌다. 작고, 낮고, 주변적인 곳에서 크고, 높고, 중심적인 곳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없어진 것이다. 직무가 아니라 직장이 계급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첫 직장을 좋은 곳으로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갖춰야 할 스펙도 올라가고, 대학 재학 연한도, 직장 탐색 기간도 길어지고, 직장 진입 연령과 결혼·출산 연령도 계속 올라갔다. 연애 결혼 기피자나 탈락자도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한국 특유의 초저출산 현상을 초래했다. 운동권 정치인의 뇌리에 깊이 박힌 이 철학·가치는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 노동과 자본, 가계와 기업, 하청과 원청, 프랜차이저 가맹점과 본사를 피착취·착취 관계로 보는 것은 맑스주의에서 왔다. 사람과 돈, 생명·안전과 이윤을 대립 관계로 보고, 공공은 공익을, 민간(기업)은 사익을 추구한다는 허구적 이데올로기와 집은 '사는 것(Buy)'이 아니라 '사는 곳(Live)'이라면서 펼친 부동산 정책, 즉 세금폭탄 정책은 주자성리학에서 왔다. 경제·민생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정치는 어떨까? 국회·다수 폭정(국정 발목잡기 등)과 대선불복행위, 사법방해, 가짜뉴스와 편집조작의 언론테러 등 적대와 증오의 정치는 어디서 왔나? 세계 보편적인 좌우파 대결을 선-악, 정(正)-사(邪), 항일-친일, 민주-독재, 평화-전쟁의 건곤일척의 대결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운동권정치 청산없이 경제·민생 회복도 정치의 정상화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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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청산을 위해 폭로해야 할 4가지 진실

‘운동권’은 1980년대를 풍미한 비제도권 정치세력의 아명(兒名)이다. 나이든 운동권은 재야(在野)라 불리웠다. 족보를 찾아 올라가면 조선 중기 이후 정치를 좌지우지한 사림(士林) 혹은 산림(山林)에 가 닿는다. 운동권은 민주·자유·정의·민족·진보·노동 등을 기치로, 자신들이 독재정권이라 규정한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와 싸운 사람들을 말한다. 당연히 반독재가 아니라 반체제·반국가 투쟁을 한 사람도 부지기수다. 운동권의 시각적 이미지는 붉은 머리띠, 데모대, 화염병, 최루탄이다. 긍정적 가치는 소신, 용기, 강단, 희생, 헌신 등이고, 부정적 가치는 대결, 투쟁, 타도, 쟁취, 독선, 종북주사, 시대착오 등이다. 업그레이드 되지 않은 화석(化石)운동권은 386컴퓨터처럼 한 때는 시대를 앞서가는 상품이었으나 지금은 박물관이나 고물상에 보내야 할 유물이다. 운동권은 재야인사 및 운동권 학생과 더불어 2000년대 초반 쯤 사라진 단어였다. 상식과 성찰을 아는 운동권 상당수는 1987년 6월 항쟁과 12월 대통령 선거,노태우·김영삼 정부의 순항,한국 정치와 경제에 대한 운동권식 전망(대대적인 공안 탄압, 외채 망국, 독점강화-종속심화 등)의 파탄, 동유럽 민주화와 소련 해체, 그리고 소련·중국·북한사회의 민낯을 보고 경악했다. 그래서 1990년을 전후하여 재야와 운동권은 세계와 인간, 기업과 기술, 특히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해 너무 모르는 존재라는 것을 절감했다. 그래서 혁명을 꿈꾸던 열혈 운동권 학생·청년들은 제각기 소질·적성과 전공을 살려, 대학원 진학, 회사 입사, 고시 응시, 창업 등을 통해 사회 속으로 들어갔다. 운동권은 질풍노도의 1980년대, 이념적 편향, 열정의 과잉, 견문의 부족함, 전문지식의 부재 등과 같이 엮인 단어였다. 그런데 망각의 지층 깊숙이 파묻혀있던 사어(死語)인 운동권을 부활시킨 것은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의 민주당이다. 늦어도 2000년대 초반 쯤 사라졌어야 할 운동권이 이렇게 엄청난 정치사회적 영향력 아니 패악질을 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운동권의 사상이념적 후진성에 책임감을 느껴 성찰반성과 업그레이드를 부르짖어왔다.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2004년에 출간한 『한 386의 사상혁명』이라는 책이다.

운동권 정치는 운동권식 정치(이념과 행태)와 운동권 출신 정치인(사람)의 결합이다. 본질은 운동권식 정치다. 이는 대학시절 열혈 운동권이 아니었던 문재인, 조국, 이재명, 김남국, 개딸들이 386·운동권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전형적으로 체현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운동권에 의한, 운동권을 위한, 운동권의 정치는 운동권 출신들이 노화되면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 본질이자 유전자인 운동권식 정치는 정치·역사·문화·이념·교육 등 다방면의 조직적 체계적 청산 투쟁이 없으면 수백 년을 갈 지도 모른다. 청산을 위해 반드시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진실이 있다. 첫째, 지난 30~40년 동안 운동권과 민주당이 팔아먹던 가치·이념과 비전·정책이 완전히 파탄났다는 것이다. 둘째,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과 문재인·이재명의 민주당은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 것이다. 훨씬 부패화, 저질화, 좌익화, 종북화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는 민주당의 주변적인 위치에 있던 운동권이 문재인·한명숙과 이재명을 통해 민주당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핵심 당원과 열성 지지층도 자영업자 중심 호남향우회에서 공공부문과 규제산업의 화이트칼라 운동권 대중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셋째, 민주노총은 전태일 정신과 전혀 상관이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노조는 약자의 권익을 지키는 무기가 아니라, 강자의 약탈(지대추구)의 무기로서, 좋은 일자리 분쇄기라는 것이다. 넷째, 운동권식 정치는 외교·안보와 경제·민생에 문외한이면서도, 자신을 군자, 상대를 소인으로 몰아 척살하고, 자기 일족들을 공신·유공자로 만들어 권력을 독점하면서 자자손손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한 조선의 위선 정치의 계승자라는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과 이재명이 주도하는 저질 운동권 정치는 역사와 현실을 항일민주-친일독재(검찰독재), 선-악, 정의-불의, 개혁-적폐, 민족-외세, 노동-자본, 환경·생명-돈·이윤, 가계-기업, 약자-강자, 진보-보수의 이분법으로 재단하기에, 부정과 파괴, 분열과 대립, 쟁취와 타도, 위법과 떼법, 독선과 위선, 거짓과 조작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운동권의 패악으로 특권을 주로 거론했지만, 그 못지 않게 부패, 타락, 건달, 위선, 독선, 가짜뉴스, 거두절미 막말시비(언론테러) 등도 심각하다. 가장 큰 패악은 안보·경제·민생·통합·미래세대를 파괴하는 시대착오적 철학과 가치, 이념과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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