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부탁드립니다-우리 함께 설거지를 합시다

민주화운동 동지회 발기인 대회

김대호 승인 2023.08.08 17:50 의견 0

8.15에 815명 쯤 연명하여, '설거지 선언'을 하려고 합니다. 공감하시면 링크를 눌러 이름과 핸폰번호를 적으시면 됩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1kef-8BCwrRndqTQe6fca_iV2v6fbK-bVA7leFCdTT3c/edit

​8월 중에 보다 구체적인 설거지 플랜을 제시하려 합니다. 물론 그 때는 이 플랜을 책임질 20~30인이 연명하여 제시하려 합니다.


飮水思源 掘井之人(음수사원 굴정지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을 마실 때는 그 물의 원천(근원)을 생각하고, 그 우물을 판사람을 생각해야 한다는 중국의 고사성어입니다.

그런데 저는 대한민국의 생존, 자존, 국민의 자유, 행복 등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위기들; 예컨대 북핵 문제, 불평등, 양극화, 불균형, 일자리, 저성장, 고비용, (재정, 연금, 건보, 바이탈과, 지방 등의) 지속가능성 위기, 초저출산과 소모적인 정치갈등을 보면 이 위기들을 낳아 기른(심화시킨) 가치, 이념, 문화, 정치지형, 정치체제, 정치세력을 생각해 왔습니다. 국가적 난제 내지 치명적인 모순부조리를 보면 근원을 생각하고, 그것을 심화시킨 가치이념을 생각한다 쯤 되겠습니다. (한문 실력이 딸려서 한자 숙어로 표현은 못하겠습니다)


긴 얘기 짧게 줄이면, 운동권과 민주당은 이를 신자유주의(시장 과잉=규제 과소), 재벌의 독식, 반노동, 인색한(선별적) 복지, 적은 세금=작은 공공부문, 너무 낮은 기본권, 친일청산 실패, 분단수구냉전세력의 득세,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등에서 찾았습니다. 한마디로 개소립니다. 20대 초중반 쯤에는 저도 이런 생각에 경도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의 뿌리, 구조, 상호연관, 해법 등을 찾아서 40여 년을 천착하면서 20권 가량의 책을 썼는데, 결론은 압도적으로 민주, 진보, 노동, 공공, 환경, 평화, 역사정의 등을 팔던 운동권과 민주당에서 왔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이 아니고, 체제나 이념, 정책, 운동이 시대(환경)의 변화와 주체(자신)의 변화에 맞게 노선을 수정, 전환하지 못하고, 방향타가 고장난 탱크처럼 과거에 세팅된 방향대로 무한 질주하면서 생긴 문제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치명적 위기의 실체 및 구조와 연원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1987년 이후 점차 강성해진, 운동권&민주당이 체현하고 실천한 어떤 철학, 가치, 제도, 정책에서 기인합니다. 집권 여부에 관계없이 이 가치와 이념이 위세를 떨치니 박근혜는 경제민주화를 받아 안았고, 이명박은 광우병 대난동을 감히 진압할 엄두도 못냈습니다. 81석 밖에 안되는 민주당이 결사반대하는 노동개혁 등은 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1987년 이후 36년은 진보/운동권 헤게모니가 확고했던 것입니다. 당연히 보수 개혁은 진보적 철학, 가치, 인사(김문수, 이재오....나중에는원희룡, 고진화 등)를 수입하고, 진보의 상징(5.18 묘역 등)에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었습니다.


국제 정치경제 질서가 변하고, 운동권& 민주당은 변방에서 부르짖는 운동 세력에서 권력의 주체가 되는 등 상전벽해가 일어났으니 진보/운동권 가치 이념 정책의 그늘이 짙을 수 밖에!! 그래서 멀리 보고 길게 보는 김대중, 노무현은 이를 감지하고, 운동권 수구파들로부터 신자유주의, 배신자, 변절자 소리를 들어가면서 노선을 전환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죽음 이후 진보 동네는 시대를 변화를 읽지 못하고, 스스로 생각할 줄을 모르는 화석/좀비 운동권에 의해 장악되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면, 다양한 수단으로 집요하게 사상이념 공작을 하는 북한과 중국에게 영혼을 내 줄 수밖에 없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달리 전통적인 운동권의 가치, 이념, 정책을 온전히 받아안은, 자칭 촛불시민혁명정부인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은 간판 상품으로 팔아온 가치나 정책 중에서 지금 온전한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햇볕정책, 소득주도성장정책, 서민경제 살리기 정책, 불평등 양극화 해소 정책, 지방균형발전 정책, 국민중심 민주주의, 저출산 문제 해결 등. 보수에 비해 비교 우위를 유지하는 것도 거의 없습니다.


윤석열정부 하에서 정치 갈등이 훨씬 격렬해지고 저열해진 것은 지난 36년 동안 운동권•민주당이 팔아먹던 건설적 가치•이념과 비전•정책이 완전히 파탄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와 좌절에 대한 성찰반성은 없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능력은 없는데, 권력에 대한 집착은 더 강해졌으니, 남은 수단은 상대를 악마화 하는 것 뿐 아니겠습니까?


윤정부와 국힘당의 허물도 수없이 많지만, 적어도 이 치명적인 위기를 완화는 못해도 악화시키는 쪽은 아니었습니다. 허물의 대부분은 태도, 자세, 언행, 소통, 관료적 편향 등 정무적인 것입니다. 당연히 무능과 우선순위 문제는 있습니다. 곁가지 잡고 용쓰는 것, 문제를 과도하게 범죄 프레임(무슨무슨 카르텔)으로 보는 것, 직업관료적 습성 등. 그런데 문정부와 민주당은 치명적인 국가적 문제를 대부분 악화시키는 쪽이었습니다.


그래놓고도 성찰반성도 노선전환 움직임도 없으니 대한민국이 살려면 윤정부 2년을 심판해야 하나요? 1987년 이후 36년의 가치와 이념의 압제를 심판해야 하나요? 사실 설거지는 곧 시대착오적인 가치이념의 36년 압제 청산입니다. 8.15에 민주화운동 동지회 결성과 더불어 설거지 선언을 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앞으로 뜻을 같이하는 함운경, 민경우, 주대환 등과 함께 이런 얘기를 근거있고, 끈기있고, 날카롭게 할 것입니다. 초안은 주대환이 썼고, 같이 할 민주화운동 동지들이 다음었습니다. 서명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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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설거지를 합시다!

오늘은 대한민국이 건국된 지 75년이 되는 날이다. 오늘 우리는 25년 후, 2048년의 오늘을 생각한다. 그날 우리는 어디에 있고, 우리 아들딸, 손자손녀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날이 보다 행복하고 안전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은 무엇인가?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모든 청춘의 추억은 아름답고, 1972년부터 1987년 민주헌정이 중단되었던 시대와 겹친 우리 청춘의 추억 역시 아름답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름다운 그 시절의 깃발로 부끄러운 지금의 모습을 가리고 있지는 않은가?

노동 개혁과 연금 개혁이 청년들을 위하여, 다음 세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말로만 하고 있지 않았던가? 혹시 우리는 게으르게도 50년 전에 만들어진,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계관, 역사관을 아직도 고집하고 있지는 않았던가?

지난 정권의 무능과 일탈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민주화운동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자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로 내세워 다음 세대를 속이려 했던 최근의 행동은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까지 타락하게 한 것인가? 조국과 윤미향을 비난한다고 우리의 나태와 위선이 용서받을 수 있겠는가?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자.

이는 최소한의 의무다.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우리가 젊은 시절 벌였던 잔치판을 설거지 하여 다음 세대가 새 잔치를 벌일 수 있도록 하자. 먼저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남긴 반대한민국적이며, 일면적인 역사 인식부터 치우자.

그 어려운 여건에서 숱한 사람이 헌신하여 자유와 인권의 나라, 민주주의와 풍요를 누리는 좋은 나라를 만들어주신 조상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후손들에게 물러주자.

125년 전 1898년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에서 조상들이 찾아낸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기본노선, 해양문명을 받아들이고 민주공화국을 세워서 중국과 러시아, 일본 사이에서 독립을 지키자는 그 길로 다시 돌아가자. 그 길 위에서 진보든 보수든 취향대로 살자.

민주화운동의 상징 자산을 주사파가 사취(詐取)하여 독점 이용하는 이런 어이없는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잘못을 바로잡자. 민주화운동은 원래 민주공화국을 지키려는 운동이었음을 분명하게 하자.

젊은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였다는 사람들이 인류 보편의 가치를 버리고, 반미 반일 프레임에 갇혀 북한의 신정(神政) 체제에 관대하고 북한 인권 문제에 무관심한 이해할 수 없는 모습도 탈피하자.

정당 정치를 정상화하는 데에도 힘을 보태자.

우리나라 정당 정치와 의회민주주의가 근래에 와서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데에 민주주의를 부르짖던 민주화운동 세력이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오래 되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자들이 많다. 서로를 향한 증오의 언어가 난무하고, 반지성의 진영 정치가 지속되고 있다. 가짜 뉴스와 괴담이 난무하는 극단의 대결 이면에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이른바 ‘운동권 정치’가 내재되어 있는 건 아닌가?

지난 시절 우리는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면서도 다원주의를 거부하는 독선과 흑백논리를 키우고 있었다. 상대를 민주공화국 내부 선의의 경쟁상대로 보지 않고, 친일파와 군부독재의 후예로, 즉 타도의 대상으로만 보았던 것이다.

우리는 민주화운동을 하는 동안 일종의 도덕적 우월감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모든 세대가, 모든 직군(職群)들이 흘린 피와 땀이 모두 나라의 발전에 밑거름이 되고 있음을 알지 못하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태도를 고집한다면 민주공화국의 동료 시민들이 용납하겠는가?

우리는 경쟁 상대를 인정하고 사실과 과학에 기초해 건설적인 토론과 합의에 따르는 정당 정치와 의회민주주의의 복원을 지지하며, 대결과 증오를 부추기는 세력들을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민주화운동의 옛 동지는 하나가 아니다.

사랑하는 옛 친구들이여,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행동을 합리화하면서 우울하게 살지 말자. 이제 인정할 건 인정하고, 음울한 골짜기에서 벗어나서 밝고 명랑한 생활로 나오라.

마음이 바뀐 사람은 오지 마라. 생각이 바뀐 사람은 오라. 생각은 변함이 없고, 마음이 변질된 사람은 오지 마라. 마음은 젊은 날의 초심(初心) 그대로인데 생각이 매일 바뀌고 있는 사람은 오라. 우리 함께 설거지를 하자! 우리 후손들을 위하여!


2023년 8월 15일
민주화운동 동지회 발기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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