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내년 9620원의 폭력

한국 사회의 잔악성과 정치의 비겁을 길게 증거하는 지표

김대호 승인 2022.07.06 12:56 | 최종 수정 2022.07.06 13:08 의견 0

한국 경제사회 정책은 참 거친데, 최저임금 정책은 약탈 강압 잔악의 전형입니다. OECD홈페이지(https://stats.oecd.org/) 열어 Labour>>Earnings를 클릭하면 이런 항목이 뜹니다. OECD회원국 및 준회원국 중 최저임금 제도가 있는 30 여개국 통계가 뜹니다.


Minimum wages at current prices in NCU
.......Average annual wages
.......Minimum relative to average wages of full-time workers


최저임금제도가 없는 나라는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등 8개국인데, 2014년까지는 독일도 없었습니다. 아마 노동시장의 최약자 보호를 위해 2015년부터 만들었을 겁니다.


한국은 시간당 최저임금은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주휴수당이 있어서 실제 보다 20%가 더 높습니다. 그래서 풀타임 근로자의 연간 급여에 이게 반영됩니다.
2017년 최저임금이 6,470원이던 시절 일본의 최저연봉은 1,724,840엔, 한국은 16,226,760원 이었습니다. 원엔 환율 감안하면 한국이 낮았습니다. 그런데 문정부가 7,530원으로 급상승시킨 2018년에는 일본은 1,777,360엔, 한국은 18,885,240원으로 역전되었습니다. 내년(2023년) 9,620원이 되면, 최저연봉은 24,126,960원이 될 겁니다. 일본은 아주 완만하게 인상하기에 190만엔 대에 머물겁니다.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2016년 0.504에서 2017년 0.528을 거쳐 2018년 0.586->2019년 0.627->2020년 0.625(8,590원) 입니다. 2023년 통계는 2025년 쯤 나올거니까 이게 어떻게 변해있을지??!!


최저임금은 노동시장에서 임금 하향 압력을 받는 생산성 낮은 근로자의 임금을 보호하는 보루이자, 이들을 아예 잘라내는 전기톱이자, 생산성 낮은 산업•기업을 갈아없애는 맷돌입니다. 특별히 한국은 주휴 수당 때문에 15시간 미만의 메뚜기 알바도 양산하는 장치입니다.


최저임금 제도는 생산성과 협상력이 낮아서, 임금이 무참히 내려갈 수도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는 장치인데, 한국에서는 중하층 근로자 수백만명의 임금을 강제로 끌어올리는 장치로 사용합니다. 생산성 낮은 근로자는양극 분해가 필연입니다. 나락으로 떨어지든지(밥그릇이 깨지든지), 아니면 횡재를 하든지! 시장이 인정하는 가치(생산성) 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곧 누군가가 가져가야 할 몫을 빼앗아 가는 것입니다.


국가규제로 고용이 유지되면서 임금이 올라가는 근로자는 쾌재를 부를 겁니다. 맨 밑 바닥이 올라가면, 연쇄적으로 임금이 올라가는 사람도 많을겁니다. 당연히 문정권은 이걸 노렸을 겁니다. 반면에 갈아 없어지는 산업기업도 많을 것이고, 잘리는 근로자도 많을 겁니다. 메뚜기 알바로 전락하는 근로자도 많을 것이고......그런데 숫적으로는 단기적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피해를 보는 사람은 기업이 날아가거나 밥그릇이 깨지는 엄청난 고통을 겪을 겁니다. 당연히 새롭게 알바 등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이나 노년들은 엄청나게 팍팍해진 일자리 사정에 고통 스러워 할 것이고.......


비유하자면, 혜택을 보는 100명은 고기 한 두 점 더 먹는데, 피해보는 10명은 아예 쫄쫄 굶게 됩니다. 한국은 이들을 사회안전망으로 포근히 감싸는 나라가 아니라서, 밥그릇 깨진다는 소리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아무튼 최저임금을 확 끌어올리면 고기가 몇 점 더 늘어나고, 극단적인 고통을 겪는 사람은 20~30명으로 늘어납니다. 그런데 이들은 어항의 물고기 떼처럼, 밑창에 물을 반쯤 빼버리면서 갑자기 살기 어려워졌지만, 영문을 모릅니다. 시간이 가면 점점 더 팍팍하고 각박해 집니다. 정권이나 정책 탓을 하지 않고, 세상 탓이나 기업 탓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저임금 급상향에 따라 정부나 공무원이 지는 부담이 별로 없습니다. 민노총 한노총도 마찬가집니다. 정부는 선만 높게 그으면 되고, 그에 따른 부담은 사업주와 근로자가 다 집니다. 정치적 이득은 정권이 다 보고, 그 부담, 고통, 피해는 한계산업기업주와 근로자만 다 보는 골 때리는 정책입니다.


그래서 대중이 일파만파 파장을 알기 어려우니, 표계산해 보고 남는 장사라는 잔악하지만 냉철한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겁니다. 물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정치는 이래서 안됩니다. 그래서 분노가 치미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의 정치적 잔악성은 5200만명의 밥그릇 전체를 살피는 눈이 너무 없어서 입니다. 정치와 지식엘리트의 문제입니다.


한국은 요구와 기대 수준이 우리의 생산력이나 자신의 생산성(기여도) 수준에 비해 너무 높이 올라가서 불필요한 고통과 불만을 겪습니다. 뱁새가 황새 쫓으려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격입니다.


최저임금 수준, 정규직 고용보장 수준, 대공기업 노조의 고용임금 수준, 공무원 임금 연금 복지 수준, 학력 학벌 수준, 결혼 적령기 청년들의 요구기대 수준 등.


1976년 태국의 탐마셋 대학의 시체 폭행(구경꾼이 웃고 있는) 사진은 태국 사회의 잔악성의 표상이고, 1890년대 초 김옥균 효수 사진은 당시 조선 사회의 잔악성의 표상입니다. 이게 당시 일본 지식사회(후쿠자와 유키치 등)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고 하더만요. 한국 최저임금 수준-성안 사람(노조원+공공부문 종사자)들의 고용임금 복지 수준-20대 여성 자살율-노인 자살율-극단적인 초저출산율은 한국 사회의 잔악성과 정치의 비겁과 무책임을 길게 증거하는 지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작권자 ⓒ사회디자인연구소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