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승자는 있는가?

socialdesignkorea 승인 2014.06.24 08:55 의견 0

-제대로 된 반성과 교훈을 위해서 해야될 것-

  지난 주 화요일 6월 17일 저녁 7시부터 9시 반까지 약 3시간 반 가량 사회디자인연구소가 함께 하는 공간 생각공방 온빛터(마포대로 186-7)에서는 6.4 지방선거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6.4 지방선거 대관소찰(大觀小察), 과연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주제 아래 사회디자인연구소, 정치경제연구소, 정의연대 공동으로 개최하였으며 발제는 최광웅 극동대 겸임교수, 김상기 희망정치시민연합 익산대표, 김왕태 송영길 캠프 선거사무장,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이 하였다. 지정토론자로는 정치경제연구소 권혁문 부소장과 정의연대 양건모 대표가 맡았다. 사회는 유명종 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이 진행하였다.   최광웅 극동대 겸임교수는 데이터로 읽는 6.4 지방선거라는 주제로 민주진보연대는 승리하였으나 새정치연합은 패배했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 근거로 6.4 지방선거 정당투표에서 새누리당은 48.5%를 득표하였으나 새정치연합은 41.2%를 얻는데 그쳤으며 기초자치단체장은 새누리당이 지난 번 지방선거에 비해 20석이 늘었고 새정치연합은 10석이 줄어든 사실을 들었다. 즉 민주진보연대는 연대를 통해 교육감을 비롯한 광역 단체장에서 선전하였으나 정당투표 기초자치단체장에서 새누리당에게 자리를 내주며 민주진보연대는 근소하게 승리하였으나 새정치연합은 실패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패배원인은 전략의 실패에서 찾았다. 지난 총선, 대선부터 이어진 민주당, 새정치의 중도화 전략이 선거에서는 새누리당과의 차별점을 두지 못하였음을 지적하였다. 그 예로 인천과 경기도의 예를 들었다. 경기도의 새누리당의 남경필 당선자는 새누리당의 정당투표율인 48.5%보다 2.8%를 더 얻은 반면 경쟁자인 김진표 후보의 경우 출구조사발표 기반 20대와 30대의 지지도가 박원순 서울시 당선자에 비해 낮았으며 인천에서는 전체 사전투표율은 전국평균과 근접하였으나 20대의 사전투표율이 전국평균보다 뒤떨어졌음을 지적하며 이것은 새누리당이 2012년 총선, 대선부터 계속 내세운 진보차용 전략에 중도화 전략으로 대응한 민주당, 새정치의 전략이 실패하였음을 말한다고 주장하였다.   최광웅 교수의 발제에 이어진 김상기 희망정치시민연합 익산대표와 김왕태 송영길 캠프 선거사무장의 발언은 직접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뛰면서 느낀 전략의 실패에 초점을 맞추었다. 김상기 대표는 전북에 초점을 맞추어 지난 지방선거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무소속 열풍이라고 진단하였다. 지난 지방선거의 경우 기초단체장은 1명이었으나 이번 6.4 지방선거의 경우 7명이 배출된 사실을 근거로 제시하며 그 원인으로 정치적 변화를 갈망했던 전북도민의 열망에 합당으로 인하여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였고 또한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갖은 잡음들이 자치장 지망생들의 무소속 출마를 자극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만약 새정치연합이 공천개혁에 성공한다면 비록 양당독점체제가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무소속 강세현상은 없을 것이며 반면 개혁공천에 실패한다면 현재 같은 무소속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만약 새로운 대안정당이 출범한다면 전북을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로운 대안정당이 양분할 것으로 보았다.   인천 송영길 시장 후보 캠프에서 선거사무장을 한 김왕태 사무장의 발제는 더욱 구체적이었다. 여론조사에서 계속 송영길 후보가 앞섰던 것과는 달리 시계열로 파악했을 때 지지율차이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였으며 뚜렷한 지지자를 밝히지 않는 무당파를 감안하면 사실상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 차이는 실제로 그 간격이 더 작았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와 송영길 후보자의 공보물을 서로 비교하면서 전략 판단의 실수도 인정하였다. 유정복 당선자는 시종일관 자신의 공약보다는 송영길 시장에게 네거티브 전략을 고수했으며 송영길 후보는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네거티브 전략에도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였고 본인의 홍보도 제대로 못하면서 현직 시장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지방선거임에도 불구하고 패배하였다고 보았다. 또한 중앙당의 지원도 이유로 들었다. ‘박근혜의 눈물 전략이 성공하면서 보수는 집결하였고 진보는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비하하고 깎아내리기에 그치면서 오히려 보수의 반발감을 자극하였다는 것이다.   발제의 마무리는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이 맡았다. ‘6.4 지방선거, 여야 무승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참패다’ 라는 다소 강한 제목으로 발제는 시작되었다. 지방선거는 국리민복(國利民福)과 지리민복(地利民福)을 가장 잘 받들 사람과 정당을 선택하는 장(場)이며 지방이 가진 비교우위 내지 특장점을 잘 개발하여 지방을 잘 발전시킬 자를 감별하고 선출하는 데 본령이 있는데 그 본령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이기는 데에만 연연했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2013년 5월 8일에 중앙선관위가 낸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에 대한 양당의 무관심,기초선거정당공천 폐지 공약에 대한 번복 사실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는 교육감 선거의 경우 진보가 압승을 하자 교육감 선거제도만 손보자고 한 행태에 대해 분노를 토하였다. 지방자치제도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 모순점인 중앙집중 문제, 양당체제와 적대적 의존체제에서 비롯된 깜깜이 선거 행태를 지적하며 결국 이런 시스템 하에서는 지방자치는 중앙당의 식민지, 유력 정치인의 재선 또는 대권을 위한 디딤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의 지방자치가 발전하고 지방선거가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지방자치권이 더 확대 강화되어야 하며 지방은 과감한 실험을 통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어야 하고 또한 교육자치와 행정자치의 통합이 이루어져야만 지방주민들의 열망에 제대로 지방자치가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하였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이러한 시스템의 개선이 이루어져야만 지방자치가 발전하고 나아가서 대한민국이 발전할 것이라고 열변을 토하였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권혁문 정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새누리당에 비해 야당의 선거전략이 상당히 부족하였으며 특히 인천의 경우 SNS 미디어 전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안타깝게 생각하였다. 양건모 정의연대 대표는 새누리당이 지역단체장 인물선정에 고심을 한 흔적이 보인다며 인천의 유정복, 경기도의 남경필을 언급하였다. 서울은 전통적 강세지역인 강남, 서초, 송파에 전략적으로 여성을 공천하면서 어느 정도 여성 유권자들의 새누리당에 대한 인식도 개선하였으며 경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경기도와 인천에는 대통령의 실세라고 볼 수 있는 유정복과 합리적 보수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남경필을 공천하면서 결국 전반적인 약세에도 불구 선전을 거두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토론 말미에는 김두수 사회디자인연구소 이사가 최광웅 극동대 교수의 원인분석에 의문을 표하였다. 새정치의 중도전략 실패라는 진단에 한국 양당체제의 특수성을 언급하며 중도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어떤 당이 좀 더 혁신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였느냐는 관점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새누리당이 좀 더 변화의 노력을 보였고 인물 공천과 집중선택의 전략적 관점에서 볼 때 더 나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경기도지사 선거 때는 김진표 후보가 중도화 노선을 채택했기 때문에 지지율 격차를 줄인측면도 있다며최광웅 교수와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이 중에서 김두수 이사가 한국정치 양당제의 특수성을 언급한 부분만을 일부 따로 소개하자면 ‘한국 정치는 표면적으로 양당제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실수를 해도 보상이 되는 체계’, ‘어떤 평가나 분석이 맞는다고 말하기 힘든 요소가 있다. 결과의 해석이 자의적인 부분이 존재한다.’며 데이터 분석의 해석에 대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관점을 취하였다.     사회디자인연구소는 지난 총선부터 비롯하여 대선까지 나름의 진단과 해석을 내놓았다.사회디자인연구소뿐만 아니라 새정치당의 민주정책연구원, 새누리당의 여의도연구소를 비롯 많은 시민단체에서 갖가지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어떤 연구소도 자의적인 해석이란 부분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선거 전의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에만 의거한 분석의 한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진정 승리와 패배의 원인을 알고자 한다면 선거 이전의 자료만이 아닌 선거가 끝난 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의 조사분석이 필요할 것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한국의 어떤 연구소에서 그런 대규모 조사를 했는지 모르겠다. 일개 연구소가 감당하기에는 비용이나 시간, 역량 측면에서 역부족일 것이다. 결국 민주정책연구원이나 여의도연구소에서 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 양당체제에서 비용 대비 효과는 미미한 대규모 조사에 동의할 지 미지수다. 정녕 이런 조사분석이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선거철뿐만이 아닌 평상시에도 민의가 제대로 정치권에 전달되는 시스템이 전제조건일 것이다. 사회디자인연구소가 항상 주창하는 ‘생산적 경쟁체제’도 다른 얘기가 아니다. ‘너만 이기면 돼’, ‘너만 없어지면 돼’가 아닌 정말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생산적 경쟁체제’를 위한 대안정치세력 형성을 위한 몇 번의 큰 시도와 큰 실패가 최근까지 여러 차례 있었다. 그에 따른 교훈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번 6.4 지방선거 분석 때 도출된 구조적 문제와 실패 원인 들을 교훈 삼아 다음 총선, 대선 때는 좀 더 큰 논의와 개선노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6.4 지방선거 대관소찰, 과연 누가 승자인가’ 자료집은 1만원에 판매중입니다. 후원회원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연락바랍니다. 070-4633-3670,socialdesignkorea@gmail.com   참고링크: 민주 통합당 초재선 국회의원 10인 - 대선 평가와 전망, 전북일보 '국회의원 거부 정서'도 무소속 돌풍 원인, 전북일보 “새정연, 공천 전략 없어 전북서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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