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업, 농촌이 살 길

socialdesignkorea 승인 2012.06.21 19:48 의견 0

고급스런 사람이 만들어져야 고급스런 농산품을 만들 수 있다.

김현권(의성군 한우협회 대표) countryandcity@hanmail.net

이 글은 제32차 공평사회포럼(6월15일)에서 김현권 대표의 발언을 따로 모아 정리한 글이다. 주 발제자 김정섭 박사와 더불어 한국 농업, 농촌 문제에 대한 심도깊은 진단과 대안을 담고 있어서 강력하게 추천한다. 김현권(의성한우협회 대표, 민주통합당 지역위원장)은 서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하다가, 20년 전 귀농하여 농민운동을 해왔다. 지난 4.11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군위-의성-청송 선거구에 출마하여 대구경북 26개 선거구에서 김부겸 후보 다음으로 높은 27.3%를 득표하였다.(김대호주)
김현권입니다. 오늘 아침에 의성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현재 한우를 키우고 있습니다. 저는 의성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까지 의성읍내학교를 다니다 서울로 올라가 대학교까지 서울에서 나오고 약 20여 년 전에 고향에 내려갔습니다.
처음에는 사과농사를 지었습니다. 사과 밭을 물려받아 농사를 지을 때 어떻게 파느냐가 주관심사였습니다. 사과를 1톤 차량에 싣고 겨울 내내 서울에 사과를 팔러 다니고 지인을 찾아 전국에 사과를 팔러 다니다보니 안 다녀본 곳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사과를 팔았는데 싸게 판다고 해도 현장에서 파는 것보다 비용을 다 치르고도 30%의 추가소득이 있었습니다.
힘은 많이 들었죠. 죽어라고 팔러 다니다가 꼭 이렇게 힘들게 배달을 다하면서 팔아야 되는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엘리베이터 없는 5층 아파트의 경우 상당히 육체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아파트에서 배달을 하다가 우연히 택배차량을 보고 택배를 이용해 파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택배 초창기부터 택배를 이용하여 사과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저 혼자만 이렇게 팔 것이 아니라 도시에 사는 지인들을 활용하여 저처럼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짓고자 하는 사람들이 함께 팔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마침 2000년도에 인터넷이란 세상이 열렸습니다. 하이텔에 농민동호회라는 싸이트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알게 된 농업생산자들과 합심을 하여 최초로 농민이 연합해서 만든 <농촌과 도시>라는 농산물 종합 쇼핑몰을 직접 설계하고 만들어 운영을 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고 매출 역시 순조로웠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았습니다. 문을 닫은 이유는 점차 사과재배지가 북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저희 지역이 사과가 안되기 시작하여 더 이상 제가 사과를 팔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내려갈 때만 해도 동네 대부분이 사과농사를 지었는데 현재는 아무도 사과농사를 짓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전국을 다니면서 전국의 50여 농가에 인터넷 활용법을 가르치며 도시 소비자에게 어떻게 팔고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해 교육과 대화를 하면서 진행을 했더니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일단 배우기만 하면 장벽이 크지 않았기에 2~3년 후에 주축이 되었던 대부분의 생산자들이 자기 독립적 사이트를 만들면서 이탈을 하였습니다. 또한 제가 선거를 치루면서 바빠 신경을 제대로 못쓴 측면도 있었지요.
그 사이트 폐지 후에 저는 계속 소를 키우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우협회 회장을 하고 있고 축산과 관련하여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우협회의 일을 하기 전에 제가 한 일 중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참여정부에서 진행한 신활력사업 입니다. 제가 의성지역 혁신협회 의장을 맡았습니다. 그것을 하면서 의성마늘명품화 사업이라는 사업 아이템을 선정을 했고 제가 그 단장을 맡아서 일을 추진했습니다.
사업 계획의 기본계획을 직접 짜는데 참여하고 추진을 하였습니다만 그 일 역시 오래 못했습니다. 귀향 후 제 고향 경북 의성은 저에게 일할 기회를 잘 주지도 않았지만 기회를 주고 나서도 금방 정치적인 이유로 의심을 하였습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생산자 교육이라 늘 교육을 하고 다니니까 다음에 선거에 나서고 싶어 한다는 의심을 받아 중간에 그만두게 되었죠. 지금도 아쉬운 것은 초기에 제가 설계한대로 꾸준히 진행을 했었다면 현재보다 의성 마늘 사업이 더욱 내용 있게 발전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것입니다.
인구 증감은 지방자치단체 10년의 성과
(김정섭 박사의) 발제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구의 변화에 대한 말씀을 우선 드리면 발제한 자료를 보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것을 자료가 잘 말해주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제 생각을 덧붙이자면 시 군마다 인구변화의 차이가 있습니다. 경상북도 북부를 말씀드리자면 봉화는 인구가 턴을 했습니다. 영주도 거의 턴을 하였다고 보여집니다. 문경도 턴을 했어요.
그런데 상주와 의성은 여전히 급속하게 줄고 있습니다. 이건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상주와 의성은 전형적인 농업지역이죠. 같은 북부지역이면서도 전형적인 농업지역은 여전히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봉화는 전형적인 농업지역이라 볼 수가 없습니다. 봉화가 농업지역이긴 하지만 농업 중심지역은 아닙니다. 문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곳은 거의 계속 20년간 줄다가 수평을 유지하거나 턴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형적인 농업지역의 인구감소는 멈춰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죠.
어떤 지역은 턴을 하고 어디는 급속하게 주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 10년이 넘는 지방자치제의 결과차이 아니겠느냐 이렇게 봅니다. 어떤 지방자치 단체는 10년이 넘는 기간동안에 내부 성과가 쌓여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지방자치단체는 그 시한을 그냥 허비하고 마는 결과가 아니었겠는가이 두 가지 차원에서 차이가 있었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인구는 큰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으로 급속히 주는 시대는 아니라고 봅니다. 주는 지역도 있고 느는 지역도 있고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변곡점을 지나 늘어나고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농촌 인구의 질
하지만 단순히 인구의 수 문제뿐만이 아니라 저는 인구의 질 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저는 우리 농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인구구성의 문제라고 봅니다. 아까 말씀하신 고령화 문제를 말씀드리면. 제 선거구가 군위, 의성, 청송인데요. 고령화 지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 군위입니다. 두 번째가 의성이지요. 우리지역 유권자 절반이 만 65세 이상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지역 안에서 내부의 혁신을 기대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우리 지역 안에서 생산의 주축은 50대와 60대입니다. 40대도 거의 없어요. (김정섭 박사의 발제 자료의) 표에서는 30대가 잡히지만 우리 지역에서 30대는 구경하기 힘듭니다. 인구와 상주인구는 또 다르고 도시의 청년층의 취업이 어렵다고 하니까 미취업 인구들이 농촌인구로 잡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 중에 30대는 거의 없지 않나 보고 있습니다. 50대, 60대가 실제적인 농업생산을 거의 이루어내며 지역 안에서 의미있는 생산은 분명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소비가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인구구성의 문제가 야기하는 것은 지역 내 소비의 실종이라는 겁니다. 의성에서 20년을 살면서 제가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은 읍경제의 괴멸입니다. 모든 농촌에는 읍이 있고 면이 있습니다. 현재 의성에는 18개 면이 있는데 5~6개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가량의 면 지역은 식당 한군데 정도 매점 한군데 있을 정도이며 약국은 아예 없습니다. 그 외에 어떤 서비스도 없습니다. 그리고 면 안에 식당 한 군데 없는 지역도 몇 군데 있습니다. 그럴 정도로 면 지역의 경제는 몇 군데를 빼놓고는 없습니다.
읍 경제 괴멸의 가장 큰 이유는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생산의 주체가 지나치게 고령화되어 소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의 인구구성의 문제, 인구구성 질의 문제입니다.
또한 지역 내에 투자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금 농촌은 50대 60대가 주 생산층 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분들은 농업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 스스로 농업을 업으로 삼은 세대가 아닙니다. 그 세대가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산업화 세대입니다. 그 세대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도시로 떠나갔던 시절이지요.
따라서 지금 농촌의 주 생산자층인 5,60대는 농촌에 애착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이유로 농촌에 남은 분들입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농사경험이 쌓이면서 상당한 농업기술과 생산능력을 갖추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자신이 평생 농업을 통하여 생계를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한 이유로 인해 농업을 소중하게 가치있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 농업에 관련된 부분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씀드린 농촌인구구성의 질 문제입니다.
농업과 농촌이 문제없이 쪼그라들기를 바라는 정책 이제 정치권 그리고 정부에서 대한민국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동안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있었고 그런 비슷한 협상이 계속 진행이 되었고 정부에서는 농업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로는 우리나라 정치권과 정부는 농업이 서서히 쪼그라들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수십년간 우리 농업이 문제없이 쪼그라들기를 바라는 정책을 폈다는 거죠. 이 나라가 산업화, 세계화를 향하는 과정으로 가는데 늘 농업과 농촌은 장애물로 취급되었습니다. 농업을 일종의 사회적 비용으로 인식을 한 겁니다. 농촌의 내부관점에서 농촌발전을 생각하고 농촌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자유무역하고 세계무역을 함에 있어 농업이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장애가 덜 되기를 바라는 것이 그동안의 농업과 관련된 정책에 있어 근본적인 기조가 아니었나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정책이나 예산이 농업 내부적인 관점 즉 농촌을 지금보다 더욱 나아지도록 집행하고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무마용으로 우리 정책이 수 십 년 동안 진행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런 근본적인 관념을 변화시킬 시점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측면도 그렇고 우리나라 전체적인 측면도 그렇습니다.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정립해야 되는 시점이 왔다고 봅니다.
도대체 농업인력은 누가 관리하나
농업 그러면 기본적으로 토지, 물, 기술 이런 것들을 말하죠.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토지와 물은 농어촌 공사에서 전문적으로 관리를 해요. 기술은 농촌 진흥청에서 각 시 군마다 농업기술센터라는 조직을 통해서 쭉 보급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농업에서 이런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농업인력이죠. 사람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어느 기관을 봐도 농업인력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곳은 없어요. 이 부분을 저는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이때까지 농업에 대한 투자가 결코 적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장에 있는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투자한 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느냐. 그 첫째는 앞서 지적했듯이 기본적인 관점의 문제였다고 봅니다 무마용으로 계속 정책을 세우고 투자를 하다 보니까 무마만 잘되었죠. 그러다 보니 가장 중요한 사람에 대한 교육과 투자, 관리가 일관적으로 지속되지 못했다는 거죠.
최근에 농업 경영체 등록이라는 것을 하고 있습니다. 농가를 경영체 라는 관점에서 보고 경영체 등록을 해서 그 경영체 경영분석을 하고 경영체를 잘 정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일본에서 들어온 제도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경영체 등록은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입니다. 여기서 조금 우스운 사실은 농업 경영체 등록을 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하거든요. 전혀 안 맞는거죠. 왜 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농업 경영체를 관리를 합니까. 그래서 저는 농업에 대한 투자가 사람에 대한 투자와 관리로 이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농업과 농촌이 중요한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질문 하나 할게요. 왜 농업과 농촌이 중요합니까환경문제, 식량안보 문제,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과연 인간이, 배고픔의 문제를 이미 해결했고 상당한 수준의 만족을 이루고 있는 이 시점의 인간이 자연과 생명과 생태를 떠나서 행복할 수 있는가즉 농촌과 농업 자연 생명 이런 것을 떠나서 과연 우리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가 하는 근본적 질문을 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좀 더 행복해지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저는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농촌과 농업이라 생각합니다.
도시에서 사시는 분이 얼마나 행복하게 사시는 지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일찍 귀농하였기 때문에 30대부터 도시에 사는 친구들을 보아왔지만 도시 친구들을 보면 별로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삶의 질 문제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농업, 농촌, 자연, 생명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 소에게 사료를 주고 왔습니다. 저는 사료를 직접 발효를 시켜서 주는데요.오늘 유난히 잘 발효가 되었더라구요. 사료에서 누룩냄새가 났습니다. 그 냄새를 맡는 순간 참 행복했습니다. 생명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죠.
인간의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 위해 자연, 생명을 가까이 하는 삶을! 인간이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생명과 가까운 삶으로 가야 된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농업과 농촌이 우리시대에 새로운 가치로 주목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농촌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요. 또 다른 측면에서 하나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미 우리의 농업은 농업 노동력의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서 생산의 주세대가 단절되어가는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농사를 짓더라도 수지타산이 맞는 시기가 왔다고 봅니다. 전문적으로 농사를 지어도 수지타산이 맞는 시기가 오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단 경종(쌀)과 사료를 제외하고는 그렇습니다. 마늘이나 사과나 할 것 없이 어느 농사를 짓더라도 수지타산이 맞는 시기가 오고 있습니다. 절대적으로 생산량이 부족한 시절이 온 거죠.
이제 농산품이 중국에서 막 나올 수 있는 시기가 지났거든요.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요구하는 생산품의 수준이 굉장히 높습니다. 외국에서 일방적으로 가져오면 그냥 사먹는 시기도 지났습니다. 가져올 양도 부족할뿐더러 국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거죠. 그리고 삶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있다면 소득의 기대수준이 조금 낮아도 괜찮을 것입니다. 행복은 소득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또한 지금 농촌은 단순노동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와서 초기에 임금노동자로 활동하면서 몸이 고달프더라도 필요한 생활비를 충당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집단 학습의 가치
지금 의성군수님은 재선군수님이신데요 그 분이 하신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 농업대학을 설립하고 운영한 것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제가 농업대학 1기 한우 반 출신입니다. 1기 한우 반 팀장을 맡았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한우협회 회장까지 하게 된 거에요.
농업대학을 하면서 사람들이 집단학습을 처음 해본 거에요. 농업 기술센터에서 영농교육을 많이 받아보긴 했지만 교육과 학습은 완전히 다르지 않습니까농업대학을 통해 농민들이 집단학습을 처음 해본 거에요. 그래서 저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집중적으로 일어나야 하고 그것도 개별 교육이 아니라 집단 학습에 촛점을 맞추어야 하며 집단학습을 통해 공동의 과제를 도출해내고 그 과제를 실현해가는 과정을 농민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런 제도를 확장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농업의 기계화가 농업의 질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농민들의 집단학습, 주체적인 학습이 사람을 바꾸고 농업의 질을 바꿉니다. 그러니 그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계기를 만들어 농촌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귀농 귀촌민에 거는 기대
따라서 농업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구를 강화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50대 60대의 주 농업 생산 층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점차 무게중심은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귀농, 귀향 인원들에 주목해야 합니다. 결국 인구구성의 문제 즉 현재의 고령화와 인구 질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새로운 귀농 인원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그래서 각 시 군마다 있는 농업기술센터의 역할을 바꾸어 농업인력을 관리하고 그리고 귀농, 귀촌 종합지원센터로 기능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사실 국가가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는 것이 좀 시대에 뒤떨어진 거 아닌가요 아무리 농업이라 하더라도 아직까지 국가가 기술을 보급한다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기술보급은 민간에 넘기고 국가는 농업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인 농업인력에 관한 관리와 투자에 더 관심있게 집중해야 합니다.
결국 앞으로 농업의 성공사례는 귀농, 귀촌 인원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일단 보고 들은 것이 다른 사람들이고 정착만 하면 훨씬 빨리 성공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고 도시에서 축적된 사회적 자본들을 그대로 이전시켜서 살기 때문에 훨씬 성공확률이 높고 내려와서 사시는 분들께 기회가 굉장히 많이 열려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의성에서는 경북이지만 2010년 지방의원 선거 때 민주당 기초의원재선의원을 내었고 또 민주당 기초의원 비례대표를 냈습니다. 2006년 때는 기초의원을 내긴 했지만 23% 득표를 해서 비례대표를 내는데 실패했습니다. 최소 25%를 넘겨야 하거든요.
하지만 2010년에는 충분히 당선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주변에서도 가능하다 봤는데 비례후보를 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지역 내에서 아무리 설득을 하려고 해도 민주당을 주홍글씨처럼 여겨서 아무도 민주당으로 안 나가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등록 3일전에 귀농한 사람들 중에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수소문을 해서 귀농한지 얼마 안 된 사람을 찾아 말을 하니 그분은 고정관념이 전혀 없어 승락을 했고 현재는 당선이 되었습니다. 귀농하고 석 달 만에 의성군의 비례대표가 되었고 지금은 의정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귀농할 때는 저도 이런저런 계획을 했지만 그 계획대로 잘 안되었습니다. 그러니 귀농하면 어떤 계획보다 거기서 필요한 일을 하면 됩니다. 이웃하고 잘 지내고 열심히 살고 주변의 인정을 받은 뒤에 이런 저런 일의 제안을 받을 때 하면 그건 됩니다. 그렇게 열린 마음으로 살면 할 일은 엄청 많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농촌마을 정비사업,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농촌에 그리고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농촌마을 정비사업을 해야 합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농촌이라고 얘기를 한다면 농촌마을이 정말 제2의 새마을 운동 이상으로 마을을 정비하는 사업을 해야 합니다. 일단 외부에서 그 마을을 지나가다 보더라도 정말 아름답다, 한번 살아보거나 한번 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을 자체를 아름답게 바꾸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을 마을 사람들과 새로 귀농, 귀촌 하는 사람들에게 업무로 주고 그것에 관해 생활비 지원을 주든지 해서 정착하는 형태가 가능하게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 농촌이 그 동안 복합영농을 하다 보니까 시설 구조자체가 너무 과밀화 되어 있습니다. 쓰지 않는 구조물이 많은데 그런 것을 다 걷어내고 농촌에도 여백을 주어야 합니다. 농촌 마을 가보면 여백이 없습니다. 삶에도 여백이 있어야 되듯이 농촌에도 여백을 두어서 사람들에게 휴식하고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여백을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자리라는 측면에서 농촌이 무궁무진하게 열려있고 인간의 창의력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는 장소가 농촌이고 인간의 삶의 질이라는 새로운 측면에서 일자리의 창출, 우리가 이 시점이 되니까 가능한 것이라 봅니다.
예전처럼 소 품종 대량생산이라면 이것이 불가능하지만 다 품종 소량생산의 시대로 바뀌었지 않습니까그렇기 때문에 부가가치 있는 다양한 다품종을 생산하기 위한 기회가 널려있고 그것은 인간의 창의력 그리고 자아실현, 소득, 행복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인 (청년)일자리 문제를 도시 내부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농촌과 전격적으로 결합시켜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질의 응답> 직거래 등 유통 합리화 노력에 대한 평가와 대안은 "유통문제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해보자면 직거래, 인터넷 판매 이런 것 등은 전부 틈새시장입니다. 분업자체가 발전입니다. 분업을 통해서 이루어진 긍정적인 성과를 거꾸로 돌리면 안됩니다. 직거래등은 틈새시장이므로 구조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결국 문제의 근본은 말씀하신 대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농업생산량의 20%만 협동조합을 통해서 출하되고 있습니다. 선진국이나 유럽은 70~80%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20%만 협동조합을 통해서 출하되고 있기 때문에 해결방법은 우리도 선진국 수준의 50%를 일단 달성하고, 그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유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농협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는가아무리 기다려도 해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농협은 그런 것을 할 생각이 없는 곳이니까. 어떻게 해서 농협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출하 비율을 높여나갈 것이냐 이것이 고민이라고 봅니다.
저는 작목 별 생산자 조직이 그런 경험은 내부적으로 쌓아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우협회 같은 경우에도 협회가 처음에는 유통과정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점차 그런 경험을 내부에 쌓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의성군 한우협회 같은 경우에도 의성군 안에 우리가 운영하는 직매장을 4개를 가지고 있고 또한 서울 강동구에 매장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도시로 더 규모있게 진출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우협회 중앙회에서 자조금을 걷습니다. 소를 한 마리 도축할 때마다 2만원씩의 자조금을 적립합니다. 여기에 상응하여 정부가 매칭 펀드를 제공해 줍니다. 이렇게 마련한 자조금이 1년에 대략 200억 원 가량 됩니다. 이 돈은 우리 중앙회와 정부를 대리한 농협 등으로 구성된 자조금 관리위원회가 관리, 운영 합니다. 저는 이런 돈을 가지고 서울 등 대도시에 공판장(경매시장)과 연동한 직판장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산지의 경매가격이 얼마라면, 판매가격이 얼마라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산지시세의 변화에 따라 가격이 변화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죠.
하지만 우리가 낸 돈(자조금)이 절반이라 하더라도 매칭해 준 정부를 대리한 농협의 발언권도 강하니까, 우리 맘대로 못써요. 따라서 작목별 생산자 조직이 유통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경험을 내부적으로 쌓아나가면서 농협과 경쟁하고, 이를 통해서 농협이 변화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농협과는 조금 다른 벤처형 농협이 가능하도록 조금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벤처형 농협은 아예 전문 작목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중심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왜 벤처형 농협이라 하느냐면 현재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즉 농협에 근무하는 사람이나 농업 생산자 속에 그런 인력이 나오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관심 가지는 외부인력들이 결합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좀 개방적인, 열린 협동조합이라는 의미에서 벤처형 협동조합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벤처형 협동조합을 통해 농협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농업의 유통 문제는 협동조합을 통한 출하량을 늘리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역의무를 진 청년의 일부를 공익근무 요원으로 배치하듯이 농업, 농촌에 경험 쌓기 차원에서 배치한다면 “농업, 농촌에 공익요원 배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농가공업 인원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런 기업은 대체로 소규모죠. 세 명 많아야 열명. 그런 곳에 (농업/농가공업 후계 세대 육성 차원에서) 인원을 투입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농가에 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집단화 되어 있는 것에 보내는 게 좋아요. 그리고 서류 상에만 존재하는 작목반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농업 후계 세대를 자원한 청년을 배치해도) 실제로 돌아가는 작목반에 지원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공동화되고 집단화된 곳에서 일하도록 해야 농업과 농촌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긴 안목으로 농토를 국가가 매수하여 국유지 비중을 늘리는 전략은프랑스, 이탈리아처럼 고부가가치 명품 생산은 불가능한지 "전체적으로 토지는 사유화 재산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농업도 고급 제품 생산 가능합니다. 그런데 고급제품을 만들려면 고급적인 사람이 먼저 탄생되어야 합니다. 고급스런 사람이 고급스런 제품을 만듭니다. 그 사람의 살아온 과정이나 가치관 철학이 고급스럽게 성장한 사람이 고급스런 제품을 만들지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고급스런 제품을 만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고급스런 사람이 형성 되면 그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고급스런 제품을 만들어 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농촌과 관련하여 무엇인가 하나를 이루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합니다."
초지 농업의 가능성 “어렵습니다. 여태까지 초지 조성에 성공한 사례가 없습니다. 여름에 집중호우가 있고 1년 내내 거의 비가 없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동남향 산들은 토지가 굉장히 척박합니다. 초지 형성하기에 적당한 땅이 별로 없습니다. 옛날에 식량생산을 위해 임업을 농업에 귀속시켰잖아요. 그처럼 우리나라 산은 초지로 쓰기보다는 임업을 독자적으로 발전시켜서, 산에서 나오는 고급스런 농산물을 만들어내는 쪽으로 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농업과 임업을 분리시켜서 임업 자체적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깁니다.
초지는 연해주나 해외의 어떤 지역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식량의 자급 문제도 우리 국토 안에서만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연해주와 아프리카 등지에 진출하여 해결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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